신진서, 응씨배 준결승 1국서 자오천위에 역전승
한국 바둑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바둑 올림픽' 응씨배 결승 진출에 유리한 발판을 놓았다.

신진서는 10일 서울 한국기원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 준결승 3번기 1국에서 중국 자오천위 8단에게 21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신진서는 12일 2국에서도 승리하면 응씨배 결승에 진출한다.

흑을 잡은 신진서는 초반 좌변 접전에서 밀리며 불리하게 출발했다.

자오천위는 초중반에 제한 시간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며 유리한 형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갈 무렵, 자오천위는 제한 시간에 쫓기며 실수를 연발했다.

자오천위가 벌점 2점까지 공제 당하자 분위기는 신진서에게 넘어왔다.

신진서는 완벽한 끝내기로 집 차이를 벌렸다.

집 차이가 더욱 벌어지자 자오천위는 스스로 돌을 거뒀다.

신진서는 "마음을 정리하고 다음 대국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자오천위 8단이 너무 안전하게 둬서 기회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실력에서 밀린 것 같아 2국에서는 더 잘 둘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88년 창설된 응씨배는 4년에 한 번 개최되고 단일 대회 최고인 40만달러(약 4억7천500만원)의 우승 상금이 걸려 있어 '바둑 올림픽'으로 불린다.

프로 기사들이 가장 우승하고 싶어하는 대회다.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으로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정하고, 덤은 8점(7집반)이다.

제한 시간은 3시간이며 초읽기 대신 추가시간 20분을 초과할 때마다 1회에 2집을 공제한다.

공제는 총 2회 가능하고 3번 사용하면 시간패가 선언된다.

준결승전 건너편 조에서는 중국 셰커 8단이 일본 이치리키 료 9단에게 21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신진서는 한국인 6번째 응씨배 우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서는 초대 챔피언인 조훈현 9단을 비롯해 서봉수·유창혁·이창호·최철한 9단 등 5명의 한국인 우승자가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