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가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4년 만이다. 체육단체장 선거 레이스의 출발 총성이 울리면서다.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는 대한체육회장부터 추대 분위기가 강했던 대한골프협회(KGA) 회장까지 정치선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선거전이 치열하다.

체육계 4년 만에 핫한 겨울…단체장 선거 '장외 레이스' 돌입
체육인들의 관심이 가장 큰 것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다. 체육회는 오는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 투표(K-Voting) 시스템으로 회장 선거를 진행한다. 체육회 대의원, 체육회 회원종목단체 등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2170명이 투표에 참여한다. 체육회 관계자는 “체육인의 선거인 만큼 그 어떤 선거보다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보자 등록을 마친 체육회 회장 선거는 ‘4파전’으로 압축됐다. 연임을 노리는 이기흥 현 회장과 하키인 출신의 강신욱 단국대 교수, 5선 의원 출신 이종걸 전 대한농구협회장, 4선 의원 출신 유준상 대한요트협회 회장이다.

선거전은 이기흥 후보 측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이 후보 측 선거 캠프는 ‘정치의 체육 개입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유준상 후보와 이종걸 후보의 의원 경력 합이 9선에 이른다”고 날을 세웠다.

이종걸·유준상 후보 측은 “(이 후보 측이) 정치권 협조 없이 체육이 일방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각 영역 간에 소통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골프 대통령’ 자리로 불리는 제19대 대한골프협회장 선출은 골프계의 ‘핫이슈’다. 골프협회장 선거는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으로 치러진다. 각 시·도 골프협회 대표, 회원사 골프장 대표 등 166명의 선거인단이 한 표를 행사한다.

이번 회장 선거에 골프인들의 이목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1965년 출범한 골프협회 사상 처음으로 경선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단일 후보가 추대돼 대의원총회에서 형식상 찬반 투표를 거쳐 회장을 정했다. 선거인단 투표로 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은 지난 18대 때 도입했으나 당시에는 허광수 현 회장이 단독으로 출마해 경선이 불필요했다. 이번 선거에는 우기정 송암골프재단 이사장 겸 대구CC 회장, 이중명 아난티 회장, 박노승 전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협회 관계자는 “지갑을 잘 여는 ‘기업인 회장님’이 인기가 많았지만, 내부 사정을 잘 알고 능력 있는 커미셔너 같은 회장님을 원하는 체육인도 점점 늘고 있다”며 “체육인 사이에서도 ‘자생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 선거도 올해 예고돼 있다. 김상열 현 KLPGA 회장 임기가 오는 3월 끝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2017년 3월 열린 KLPGA 정기총회에서 제13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KLPGA는 3월 정기총회를 통해 새 회장을 뽑거나 현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KLPGA 회장 선거 윤곽은 정기총회 개최 직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 5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선거전이 한창이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과 나진균 전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 이종훈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의 3파전이 예고된다. 11일까지 선거 운동을 하고 12일 선거를 통해 새 회장을 뽑게 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