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징크스 털고 올해 공동 5위로 도약…무관중 경기도 영향
'마스터스 울렁증' 극복 매킬로이, 내년 그랜드슬램에 파란불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마스터스 우승과 유독 인연이 없다.

PGA챔피언십 2차례 우승과 US오픈, 디오픈을 각각 한 번씩 우승한 매킬로이는 마스터스만 정복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한 번 이상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진 사라센,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등 5명밖에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매킬로이는 2014년 디오픈 우승 이후 해마다 마스터스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에 도전했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만큼 좌절감도 컸다.

될 듯 될 듯하다가 삐끗하면서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진 악몽이 되풀이된 탓이었다.

작년에는 공동 21위에 그쳤다.

2014년부터 5년 연속 톱10 행진이 끊겼다.

너무 우승에 집착한 나머지 '마스터스 울렁증'이 생겼다고 수군댔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기대감도 점점 낮아졌다.

매킬로이는 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인 올해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쳤다.

우승 후보군에서 제외됐을 뿐 아니라 2010년 이후 두 번째 컷 탈락이 예상됐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컷 탈락을 모면했고 3라운드 67타, 그리고 최종 라운드에서 69타를 때려 공동 5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마스터스 12번째 출전에 세 번째 5위 이내 입상이다.

매킬로이는 "2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54홀 동안 보기가 2개뿐인데 마스터스에서 54홀 동안 이렇게 잘 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그는 "여기서 겁먹고, 머뭇거렸던 게 사실"이라며 "내 스윙을 믿지 못했고 확신이 없었다"고 '마스터스 울렁증'을 실토했다.

이번 마스터스가 무관중으로 치러진 것도 울렁증 극복에 도움이 됐다.

지켜보는 관중이 없으니 심리적 부담감도 훨씬 덜했다고 그는 털어놨다.

내년 4월 열리는 마스터스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또 한 번 도전한다.

그는 "다섯 달이나 시간이 있다.

이번 대회 때 좋은 샷을 때렸다.

4월에는 더 익숙해진 코스에서 더 좋은 샷을 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중단되기 전에 한껏 달아올랐던 아이언 샷이 투어가 재개된 뒤에는 무뎌진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매킬로이는 "이번 겨울 동안 아이언 샷을 더 가다듬어 내년에는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이겠다"라고도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