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골프다이제스트 제공
일본 골프다이제스트 제공
‘파이널 퀸’ 신지애(32·사진)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토토재팬클래식(총상금 1억6000만엔·약 17억3800만원) 정상에 올랐다. 시즌 5개 대회에서 두 번 우승컵을 수확했다.

신지애는 7일 일본 이바라키현 다이헤이요CC(파72·655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낚아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197타를 친 그는 2위 ‘슈퍼 루키’ 사소 유카(16언더파 200타·19)를 3타 차로 넉넉히 따돌리고 우승컵을 가져갔다. 또 사흘간 이글 1개와 버디 17개를 잡는 동안 보기는 한 개도 기록하지 않는 ‘보기 프리 위크’를 보냈다.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일본투어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개최했다가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JLPGA의 단독 주관 대회로 열렸다.

한·미·일 상금왕 불씨 살려

이 우승으로 신지애는 지난달 열린 후지쓰 레이디스 토너먼트 이후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코로나19로 국내에 머물다 지난달 초 일본에 복귀한 뒤 5개 대회에서 거둬들인 폭발적인 성과다. JLPGA투어 통산 우승은 26회(비회원 자격, 공동주관 대회 포함)로 늘어났다. 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LPGA투어 등을 포함해 프로 통산 59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60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올해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전인미답의 ‘한·미·일 상금왕’ 기록도 불씨를 살렸다. 그는 이 대회 우승상금 2400만엔을 보태 시즌 상금 4643만엔을 모아 5위로 올라섰다. 신지애가 한국에서 머물 때 2승을 차지한 사소(8275만엔)가 1위. 신지애에게 두 배 가까이 앞서 있다. 다만 최근 신지애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역전이 아예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JLPGA투어는 시즌 종료까지 3개 대회가 남았는데, 특히 최종전인 JLPGA투어 챔피언십 리코컵엔 3000만엔의 우승상금이 걸려 있다. 나머지 2개 대회 우승상금은 각각 1800만엔이다. 남은 대회에서 최종전을 포함해 2승을 거두면 산술적으로 역전이 가능하다. 신지애는 2006년부터 3년간 KLPGA투어 상금왕, 2009년 LPGA투어 상금왕을 지냈다. 이 세 나라에서 모두 상금왕을 차지한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

JLPGA투어 통산 상금에서도 선두권과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지난 후지쓰대회에서 우승하며 207개 대회 만에 누적 상금 10억엔을 돌파했던 신지애는 이번 우승으로 생애 상금을 10억2922만엔으로 늘려 역대 5위에 올라 있는 요코미네 사쿠라(10억4511만엔·35·일본)를 바짝 추격했다. 이 부문 1위는 456개 대회 만에 13억6724만엔을 모은 후도 유리(44·일본)다.

승부처 17번홀에서 ‘이글’로 쐐기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신지애는 16번홀(파3)까지 3타를 줄였다. 이날만 9타를 줄인 사소가 따라붙은 상황. 하지만 신지애는 1, 2라운드에서 모두 버디를 기록했던 17번홀(파5)에서 천금 같은 이글을 낚아채 사소의 추격을 뿌리쳤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차원이 다른 경기력을 입증하면서 우승상금 2400만엔을 챙겼다.

전미정(38)이 사흘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쳐 공동 3위에 올랐다. 이민영(28)이 13언더파 공동 6위, 배선우가 12언더파 공동 9위를 기록해 ‘톱10’에 입성했다. 올 시즌 JLPGA투어 복귀전을 치른 이보미(32)는 합계 1오버파 공동 67위를 차지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