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 중…"플레이오프 땐 100%로"
kt 박경수의 설레는 첫 가을야구…"안 해봐서 모르겠어요"
프로야구 18년 차 베테랑 박경수(36)는 의외로 포스트시즌(PS)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박경수의 전 소속팀인 LG 트윈스는 박경수가 뛰던 2003∼2014년 중 2013·2014년에만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박경수는 2012∼2013년에는 군 복무를 했고, 2014년에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2015년 자유계약선수(FA)로 kt 유니폼을 입은 이후에는 핵심 선수로 자리를 잡았지만, 팀이 하위권에서만 맴돌아 가을야구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kt가 올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 쾌거를 이루면서 박경수도 생애 첫 가을야구를 즐기게 됐다.

3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박경수는 "평소 이 시기엔 지인들과 전화하면서 '밥 먹고 얼굴 보자'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올해는 '포스트시즌 잘 마치고, 이왕 한국시리즈 가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며 웃었다.

kt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기 때문에, 3∼5위 팀들의 포스트시즌 경쟁을 여유롭게 지켜보고 있다.

박경수는 지난 2일 열린 4위 LG 트윈스와 5위 키움 히어로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경기도 TV 중계로 지켜봤다.

그는 "키움 1번 타자 박준태가 첫 타석에 나왔을 때, 자막에 '첫 포스트시즌 출전'이라고 뜨더라. 나도 타석에 나가면 저런 자막이 뜨겠다는 상상을 했다.

내가 경기에 뛰고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박병호(키움)가 홈런을 쳤는데, 굉장히 멋있어 보이더라. 데일리 최우수선수(MVP)가 돼서 인터뷰를 시원하게 해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kt 박경수의 설레는 첫 가을야구…"안 해봐서 모르겠어요"
박경수는 "그동안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질문을 받으면 개인적으로 좋았던 경기들만 떠올랐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을 때', '몇 차전 MVP가 됐을 때' 등 경험이 없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올해가 제 야구 인생에서 첫 번째로 기억에 남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기분이 어떻게 다른가'라는 물음에 박경수는 "저는 안 해봐서 모르겠다.

가 보고 말씀드리겠다"며 웃었다.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 중인 박경수는 플레이오프 시작에 맞춰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지난달 초중순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박경수는 2위가 확정된 지난달 30일 한화 이글스전 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경수는 "저에게 그런 감정이 올 줄은 몰랐다.

이강철 감독님이 유한준 형을 먼저 안아주고, 저와 안고 지나가실 때 터져버렸다.

눈물 안 보이려고 계속 하늘만 보고 있는데 (황)재균이가 '울지마∼'라고 장난을 쳐서 더 울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팀이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덕분에 몸을 회복할 시간을 벌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박경수는 "지금 몸 상태는 70∼80% 정도다.

플레이오프 때는 햄스트링이 또 터지더라도 수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렇다고 첫 타석에서 또 터지면 안 된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