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막내가 일냈다'…벼랑 끝에서 성남 건져 올린 홍시후
프로축구 K리그1 성남FC의 데뷔 1년 차 '새내기' 홍시후(19)가 팀의 1부리그 잔류를 이끌었다.

홍시후는 31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B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려 팀의 역전승에 앞장섰다.

그는 0-1로 성남이 끌려가던 후반 20분 서보민의 크로스를 받아 골 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터닝 슛으로 동점 골을 터트렸다.

올해 1월 성남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정규리그 12번째 경기에서 터트린 데뷔골이다.

12분 뒤에는 마상훈의 역전 골을 도우며 이날 성남이 뽑아낸 두 골에 모두 관여했다.

도움을 기록한 것도 K리그에서는 처음이다.

시즌 최종전에서 마수걸이 '득점·도움'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성남의 측면 공격수인 홍시후는 이번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킨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몸담은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강점인 돌파와 슈팅 능력을 가감 없이 발휘해서다.

시즌 초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면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커스 래시퍼드의 이름을 딴 '홍시퍼드'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공격포인트를 쌓지 못하고 시즌 중·후반 주춤한 모습을 보여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이날 경기는 6월 20일 상주 상무전 이후 정규리그에서 4개월여 만에 선발로 출전한 경기였다.

팀의 잔류가 달린 중압감이 큰 경기였지만 주눅 들지 않고 공격포인트 2개를 올리며 제 몫을 해냈다.

'19살 막내가 일냈다'…벼랑 끝에서 성남 건져 올린 홍시후
경기 뒤 인터뷰에서 홍시후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막상 골을 넣고 경기도 이기고 나니 너무 행복해서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형들도, 팬들도 모두 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서 기적적으로 역전할 수 있었다.

행복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점 골을 넣은 순간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던 그는 "울려고 한 건 아닌데 감정이 북받쳐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다"며 득점 장면을 떠올렸다.

이날 홍시후는 전반 두 차례 득점 기회를 놓쳤는데, 득점하기 전까지 이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홍시후는 "전반에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

미련이 남았고 그 기회를 놓쳐서 경기에서 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힘이 빠졌지만, 두 차례의 실수를 만회할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짐대로 동점 골에 이어 결승 골까지 만들어낸 그는 "사실 두 번째 골은 슈팅하려던 게 운이 좋게 (마)상훈이 형한테 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시즌 중 팬들이 보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이 여전히 아쉽다는 홍시후는 다음 시즌에는 더 당차게 경기에 임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시즌 막바지에는 '초심을 잃었냐'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이 말을 듣고 다시 해보자고 다짐하면서 지난 수원전부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 1년 차에 다양한 상황을 겪으며 상승곡선도, 하향 곡선도 타봤고 많은 경험을 해 봤다.

개인적으로 2020년은 의미 있는 해"라며 "아직 경기장에 들어가면 위축되는 부분이 있는데, 내년에는 겁먹지 않도록 이런 부분을 보완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