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과 최종전서 8이닝 무실점 완벽투…다승왕 사실상 확정
"알칸타라, 넌 20승 할 거야" 페르난데스의 예언이 현실로
라울 알칸타라(28·두산 베어스)가 대망의 20승을 달성한 뒤 가장 고마워한 사람은 팀 동료 호세 페르난데스였다.

알칸타라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2-0 승리를 이끌었다.

알칸타라는 시즌 20승(2패) 고지를 밟으며 NC 다이노스의 드루 루친스키(19승)를 제치고 사실상 다승왕 타이틀을 확정했다.

KBO리그 역대 21번째 20승 기록이자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6번째다.

무엇보다 두산의 정규리그 최종 순위를 극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호투였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점프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kt wiz에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하며 KBO리그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짜임새 있는 타선과 탄탄한 수비,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에서 더 나은 성적이 기대되긴 했지만 20승을 달성하리라고 점치긴 어려웠다.

하지만 알칸타라가 올해 초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팀 동료 페르난데스는 대뜸 20승을 확신했다.

페르난데스는 알칸타라에게 "넌 우리 팀에서 뛰면 20승을 할 거야. 널 믿어"라고 덕담을 건넸고, 그 예언은 현실이 됐다.

알칸타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르난데스는 시즌 내내 날 믿어주고 힘들 때마다 도와줬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김태형 감독에 대해서는 "항상 내게 믿음과 확신을 줬다.

나도 응답하고 싶었다.

오늘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내게 책임질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8회초까지 98개의 공을 던진 알칸타라는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완봉승이 눈앞에 보였지만 알칸타라가 선두타자 애디슨 러셀에게 안타를 맞아 두산은 곧바로 투수를 이영하로 교체했다.

이영하는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고 2점 차 승리를 지켰다.

알칸타라는 9회초 교체가 아쉽지 않았냐는 질문에 "팀이 올바른 선택을 했고 이는 결과로 증명했다"고 쿨하게 답했다.

6회초 2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달렸던 부분에 대해서는 "의식하지는 않았다.

공 하나하나 신중하게 어떻게 어디로 던질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안타를 내준 순간에는 무안타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했고, 새로운 계획으로 던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알칸타라는 "오늘 경기는 포스트시즌과 같은 분위기였다"며 "나도 어제부터 마음가짐을 가다듬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우리 팀이 강하게 보일 거로 생각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