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빕 누르마고메도프 / 사진= 연합뉴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 사진=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버지를 잃은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가 저스틴 게이치(32·미국)에게 서브미션 승리를 거둔 뒤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인공섬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254' 메인이벤트에서 2라운드 1분 34초 만에 게이치에게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누르마고메도프는 UFC 라이트급 3차 방어에 성공하며 종합격투기 무패 전적을 29전 전승으로 늘렸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코너 맥그리거, 더스틴 포이리에에 이어 게이치까지 막강한 타이틀 도전자들을 모두 누르고 라이트급의 챔피언임을 입증했다. 지난 5월에 누르마고메도프의 대항마로 불려온 토니 퍼거슨을 5라운드 TKO승으로 꺾고 잠정 챔피언에 오른 게이치도 누르마고메도프를 넘지 못하고 4연승을 마감했다.

1라운드 막판 부터 주도권을 잡은 누르마고메도프는 2라운드에서 테이크 다운 뒤 눈깜짝할 사이에 트라이앵글 초크를 걸어 게이츠에게 탭아웃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는 경기가 끝난 뒤 바닥에 엎드려 오열하며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다. 아버지가 없는 싸움에 큰 의미를 못 느끼겠다"며 글러브를 바닥에 벗어둔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어렸을 때 부터 아버지로부터 레슬링 기술을 전수 받았지만, 지난 7월 코로나19로 아버지를 잃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앞으로 후진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