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 전자랜드 정영삼 "미친 후배들, 앞으로 행복한 농구 하길"
"후배들이 미친 것 같아요.

"
프로농구 '돌풍의 핵' 인천 전자랜드의 베테랑 정영삼(36)이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전자랜드는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홈 경기에서 68-66으로 이겼다.

개막 4연승을 내달린 전자랜드는 시즌 전에 '약체'라는 평가를 보기 좋게 뒤집으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특히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까지만 팀을 운영하기로 한 '시한부 인생'이지만 팀의 시즌 슬로건 'All of my Life'(내 인생의 모든 것)처럼 인생을 건 농구를 매 경기 펼쳐 보인다.

정영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저희가 원래 시즌 초반에 강한 면이 있지만 올해는 솔직히 멤버가 예전처럼 좋지 않은 상황인데 후배들이 잘 뭉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며 후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2쿼터부터 매 쿼터 4점씩 12점을 넣은 정영삼은 "사실 2연승 때만 해도 운으로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전력으로 4연승을 했다는 점에서 후배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59-59 동점이던 경기 종료 5분 16초를 남기고 그는 KCC 외국인 선수 타일러 데이비스와 리바운드 다툼에서 이겨내 골밑 득점을 올리는 인상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정영삼은 팀이 이번 시즌까지만 운영되는 것에 대해 "많이 이겨서 우리 가치를 좋게 가져가고 싶다"며 "저는 농구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후배 선수들은 좋은 쪽으로 풀려서 앞으로 마음 편하게, 행복하게 농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희망했다.

지난 시즌 평균 2.9점에서 올해 10.8점으로 껑충 뛴 그는 "아무래도 팀 사정상 예전에는 좋은 후배들이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출전 시간도 줄었다"고 설명하며 "올해도 기량은 자신이 있는데 다만 몸 상태가 돼야 코트에서 뛸 수 있기 때문에 밤마다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잔다"고 털어놨다.

팀의 정신적 리더 역할을 하는 정영삼은 "후배들이 미친 것 같다"며 4연승 결과에 놀라워하며 "다음 경기가 서울 삼성 원정인데 힘든 상황에서 5연승까지 하면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전자랜드 구단 자체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은 4연승으로 이번 시즌 이전에 2015-2016, 2019-2020시즌에 달성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