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넘는 심폐 등 체력측정, 앱 하나로 해결했죠"
“‘달리기만으로 그 모든 데이터를 측정하는 게 가능한 거냐’라는 질문을 수천 번은 받은 것 같아요. 하하.”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업체인 피트 홍석재 대표(37·사진)의 말이다. 피트는 나이, 신장, 성별 등 22가지의 기본적인 조건 등을 입력하고 2.4㎞ 또는 12분 동안 뛰면 신체 나이와 심폐 나이, 산소 이용률 등의 ‘종합 데이터’를 유저에게 제공한다. 더 나아가 어떤 병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예상해 알려준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2020 우수 스포츠 기업(스타트업 분야)’에 선정됐다. 홍 대표는 “100만원이 넘고 병원에서만 할 수 있던 정밀 검사 결과를 피트는 달리기만으로 분석해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생활을 거쳐 계원예술학교에서 체육 교사로 재직했다. 당시 학생들을 위한 건강평가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피트 창업으로 이어졌다.

"100만원 넘는 심폐 등 체력측정, 앱 하나로 해결했죠"
피트의 기술력은 체육계가 수십 년간 쌓아온 빅데이터가 원천이다. 홍 대표는 이 같은 데이터를 취합하기 위해 2016년 첫 서비스를 출시한 뒤 4년간 연구개발에 힘써 완성도를 더 높였다. 현재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하고 있다. 홍 대표는 “1960년대부터 진행해 온 종합 체력 테스트에선 ‘검사 프로토콜’이라는 게 있는데 수천 개의 논문 등 지금까지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며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취합해 일종의 ‘공식’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 덕분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얻는 유저의 달리기 페이스 같은 제한적인 데이터로도 결과 값을 산정해 리포트를 작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0만원 넘는 심폐 등 체력측정, 앱 하나로 해결했죠"
내년 1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벌써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5억원으로 시작한 매출이 올해는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피트가 시장에 풀리는 내년에는 매출이 2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GS칼텍스 배구단, 독일 올림픽트레이닝센터 태권도 여자 유소년 선수들이 피트를 사용해 체력 측정을 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도 호재다.

그는 “피트는 헬스케어 솔루션 외에도 피트니스센터의 회원 관리를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며 “피트의 헬스케어 솔루션이 공식 출시되면 B2B(기업 간 거래)를 넘어 구독 사업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채널 활성화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