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신인왕·역대 최소타 등 '차곡차곡'…첫 메이저 우승도 '최소타 기록'으로
6년 만에 품은 첫 메이저 왕관…'빨간 바지의 승부사' 김세영(종합)
12일(한국시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이후 첫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차지한 김세영(27)은 아마추어, 국내 프로 무대, 미국까지 정상급 기량을 유지해 온 선수다.

아버지 김정일(58) 씨를 따라 골프 연습장에 간 것을 계기로 골프를 접해 초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시작, 중학교 2학년이던 2006년 한국여자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일찍이 LPGA 투어 진출의 포부를 품었던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013년 3승, 2014년 2승을 거둔 이후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이듬해 LPGA 투어 무대에 뛰어들었다.

2015년 LPGA 투어에서 3승을 챙기며 신인상을 거머쥐더니 이듬해 2승, 2017년과 2018년에는 1승씩 따냈고, 지난해에도 3승을 수확해 매년 우승 소식을 알렸다.

상금 순위도 첫해 4위, 이후 6위, 10위, 7위, 2위로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해 성공을 거뒀다.

6년 만에 품은 첫 메이저 왕관…'빨간 바지의 승부사' 김세영(종합)
6년 만에 품은 첫 메이저 왕관…'빨간 바지의 승부사' 김세영(종합)
태권도장을 운영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태권도를 배우며 어린 시절부터 기초 체력을 길렀다는 김세영은 163㎝로 체구가 큰 편이 아님에도 장타가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시즌 LPGA 투어 평균 드라이버 거리 13위(266.83야드)에 올라 있다.

호쾌한 샷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탄탄한 경기력에 강한 승부사 기질을 지닌 그는 경기에서 극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는 선수로도 특히 유명하다.

국내에서 뛸 때부터 유독 역전 우승이 많아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때마다 빨간색 바지를 입곤 해 '빨간 바지의 마법' 같은 수식어도 따라다닌다.

2018년 7월 마라톤 클래식에선 최종합계 31언더파 257타로 우승, LPGA 투어 사상 72홀 역대 최저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워 굵직한 족적도 남겼다.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은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종전 기록(27언더파)을 경신했다.

6년 만에 품은 첫 메이저 왕관…'빨간 바지의 승부사' 김세영(종합)
이렇게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만들어왔지만, '메이저대회 우승'만큼은 숙제로 남아있었다.

이 대회 전까지 그는 LPGA 투어에서 '현재 활동하는 선수 중 메이저 우승 없이 가장 많은 승수를 기록한 선수'였다.

지난해 11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LPGA 통산 10승을 돌파, 박세리(25승), 박인비(20승), 신지애(11승)에 이어 한국 선수 네 번째로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을 때까지 메이저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2014년 ANA 인스피레이션을 시작으로 28차례 메이저대회에 출전, 준우승 2번을 비롯해 8차례 톱10에 들었으나 정상 등극의 고비를 넘지 못하다가 29번째 도전에 고대하던 메이저 왕관을 썼다.

특유의 짜릿한 '역전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여느 때처럼 빨간 바지를 입은 그는 최종 라운드 버디 7개를 몰아쳐 '골프 여제' 박인비(32)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첫 메이저 타이틀도 여자 PGA 챔피언십 대회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63타)과 72홀 최소타 기록(267타)으로 김세영답게, 특별하게 따냈다.

'메이저 퀸' 대열 합류와 함께 그는 LPGA 우승 횟수에서 한국 선수 중 공동 3위에 오르며 '전설'로 가는 길을 열어젖혔다.

또한 LPGA 투어 시즌 상금(90만8천219달러)과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76점)에서 각각 박인비에 이어 2위로 올라서며 개인 타이틀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