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딴 코스에서 쳤나' 안나린, 10타차 선두 질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4년 차 안나린(24)은 지난 3시즌 동안 상금과 평균 타수에서 한 번도 30위 이내에 든 적이 없다.

샷 정확도를 가늠하는 그린 적중률이 하위권이었기 때문이다.

상금랭킹 36위에 평균 타수 38위로 마친 지난해 그린 적중률은 81위(66.8%)였다.

올해는 그린 적중률이 41위로 껑충 뛰어올랐지만, 여전히 정상급과는 격차가 있었다.

이랬던 안나린은 세종시 세종필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오텍캐리어 챔피언십에서 놀라운 샷 정확도를 앞세워 생애 첫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이날 7타를 줄인 안나린은 중간합계 16언더파 200타로 2위 고진영(25)을 무려 10타차로 따돌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라도 하루뿐인 4라운드에서 따라잡기 쉽지 않은 압도적인 타수 차이다.

안나린의 이런 독주는 2라운드와 3라운드 36홀 동안 딱 두 번 밖에 그린을 놓치지 않은 정교한 아이언샷 덕분이다.

2라운드에서 그린 적중률 94.4%를 찍으며 7언더파 65타를 몰아쳤던 안나린은 이날도 그린 적중률 94.4%를 기록하며 버디 8개를 쓸어 담았다.

그렇다고 코스가 쉬운 것도 아니다.

2라운드에서 컷을 통과한 66명 가운데 안나린을 뺀 65명의 평균 타수는 72.7타였다.

3라운드에서도 언더파 스코어는 안나린 말고는 14명뿐이다.

실수가 거의 없는 아이언샷에 그린에서도 빈틈없는 퍼트 솜씨를 보인 안나린은 혼자 다른 코스에서 치는 선수처럼 여겨졌다.

고진영은 버디 3개를 뽑아냈지만 2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이 연못에 빠져 한꺼번에 2타를 잃고 보기 1개를 곁들여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이번 시즌에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2위를 달릴 만큼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낸 임희정(20)이 2언더파 70타를 쳐 박결(24)과 함께 공동 3위(4언더파 212타)에 포진했다.

첫날 선두였던 박결은 이날 버디 1개에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보태 2타를 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