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로스카는 사상 최초의 예선 통과 선수 결승행 도전
시비옹테크, 프랑스오픈 복식도 4강…옛날 노래 듣는 19세 신예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800만유로)에서 19세 신예 이가 시비옹테크(54위·폴란드)의 돌풍이 거세다.

시비옹테크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11일째 여자 복식 준준결승에서 니콜 멜리차(미국)와 한 조를 이뤄 제시카 페굴라-에이샤 무함마드(이상 미국) 조를 2-0(6-3 6-4)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시비옹테크는 단식에 이어 여자 복식에서도 4강에 진출해 대회 2관왕의 꿈을 부풀리게 됐다.

사실 시비옹테크가 이번 대회 단·복식 4강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이 대회 전까지 그의 메이저 대회 단식 최고 성적은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올해 호주오픈 16강이었다.

또 복식에는 출전 계획이 딱히 없었는데 올해 US오픈 복식에서 준우승한 멜리차와 한 조를 이루는 행운이 따랐다.

멜리차와 US오픈 여자 복식 준우승을 합작한 쉬이판(중국)이 비자 문제가 생겨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하게 되면서 멜리차는 급히 복식 파트너를 찾았는데 마침 시비옹테크와 의기투합하게 된 것이다.

메이저 대회 여자 단·복식을 모두 우승한 최근 사례는 2016년 윔블던의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다.

프랑스오픈으로 한정하면 20년 전인 2000년 마리 피에르스(프랑스) 이후 여자 단·복식 2관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시비옹테크, 프랑스오픈 복식도 4강…옛날 노래 듣는 19세 신예
16강에서 톱 시드 시모나 할레프(2위·루마니아)를 2-0(6-1 6-2)으로 완파한 그는 2001년생치고는 음악 취향이 '올드'한 것으로도 흥미를 자아낸다.

AFP통신은 8일 "시비옹테크는 경기 전에 건즈 앤 로지스의 노래 '웰컴 투 더 정글'을 즐겨듣는다"고 보도했다.

이 노래는 건즈 앤 로지스가 1987년에 발표한 곡이다.

그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루틴을 지키기 위해 이 노래를 계속 듣는다"며 "너무 같은 노래만 들어서 바꿔볼까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이기고 싶기 때문에 계속 듣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비옹테크는 또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는 "핑크 플로이드, AC/DC의 노래도 좋아한다"고 밝혔는데 이 노래들은 1970년대 곡들이다.

그나마 최신곡으로는 1990년에 나온 AC/DC의 '선더스트럭'을 꼽았다.

그의 아버지 토마시 시비옹테크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 폴란드 조정 국가대표로 출전한 인물이다.

시비옹테크는 "단식과 복식 4강까지 오를 줄은 정말 몰랐다"며 "매일 경기를 해야 하지만 리듬을 이어가기에는 더 좋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의 4강 상대는 예선을 거쳐 올라온 나디아 포도로스카(131위·아르헨티나)다.

시비옹테크가 이기면 1939년 야드비가 엥드제호프스카 이후 81년 만에 폴란드 선수로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르게 된다.

AFP통신은 "시비옹테크는 나달의 팬"이라며 "대회 마지막 날 여자 단·복식을 석권하고, 나달이 남자 단식에서 우승하는 것이 그의 해피엔딩"이라고 전했다.

시비옹테크, 프랑스오픈 복식도 4강…옛날 노래 듣는 19세 신예
한편 시비옹테크의 4강 상대 포도로스카가 승리하면 메이저 대회 사상 최초로 예선 통과 선수가 단식 결승에 오르는 사례가 된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네 차례, 여자 단식은 두 차례 예선 통과 선수가 4강까지 오른 적이 있지만 결승에는 아무도 진출하지 못했다.

시비옹테크와 포도로스카의 준결승은 한국 시간으로 8일 밤 10시에 시작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