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골퍼 안소현, 안방 세종에서 부활 신호탄 쏘아 올릴까
안소현(25)은 올해를 투어데뷔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해로 꼽는다. 2013년 2부투어로 프로골프 무대에 발을 디딘 그는 시드전 5위라는 가장 좋은 성적으로 정규투어 풀 시드를 받았고, 출전 대회 때마다 뜨거운 인기를 몰고 다녔다. 매력적인 외모와 화사한 미소, 감각적인 패션 스타일 등 일거수일투족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등 스타성이 제대로 폭발하는 듯했다.

하지만 성적은 인기만큼 달아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 11개 대회에 출전해 5번 커트를 통과했고 약 2800만원 정도의 상금을 모았다. 가장 좋은 성적이 지난 6월 경기 포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20 대회에서 받아든 21위. 첫날과 둘쨋날 모두 3언더파를 쳐 톱10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듯했지만, 3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주춤하면서 생애 첫 퀄리티피니시가 날아갔다.

이후 그는 다섯 개 대회에 더 출전했지만 딱 한 번 커트를 통과했을 뿐이다. 현 순위(95위)를 대폭 끌어올리지 못하면 내년 시즌엔 다시 2부투어로 내려가야 하는 처지다. 상금 순위 커트라인 60위를 반드시 넘어서는 게 지상최대 과제가 된 것이다. 남은 대회는 6개.

그에게 천금같은 기회가 왔다. 신설대회 오텍캐리어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이 안방에서 열린다. 대회장인 세종필드GC는 그의 안마당이나 마찬가지다. 집에서 딱 10분거리다. 지난 3년간 그는 매일 이 골프장으로 출근해 샷 연습을 했고, 실전 라운드를 돌았다. 세종필드GC와 안소현은 얼마전 이 인연으로 후원계약을 맺기도 했다.

안소현은 "다른 곳보다 특별한 인연과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라 설렌다. 그만큼 또 부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안소현만큼이나 부담스런 출전은 또 있다. 고진영(25)이다. 65일만에 국내 대회에 얼굴을 드러낸다. LPGA투어에서 주로 뛰는 그는 코로나19확산 사태로 미국행을 포기하고 국내에서 쉬고 있었다. 3개 대회에 나왔는데, 가장 최근 출전한 대회가 8월2일 끝난 제주삼다수마스터스다. 그는 당시 10언더파 20위에 그쳤다. 앞서 열린 대회에서도 6위(한국여자오픈), 45위(롯데칸타타오픈)를 해 '글로벌 최강'의 위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그에게 걸린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