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 승리' 박건하 감독 "수원 정신 살려서 이기자고 했다"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 19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수원 삼성의 박건하(49) 감독은 선수들에게 '수원 정신'을 강조한 결과, 값진 승리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수원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B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서울에 3-1로 이겼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밝은 표정으로 "오늘 경기는 하위 스플릿(파이널B) 첫 경기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우리가 이기지 못했던 서울과의 슈퍼매치였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했다"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뛰어 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원에게 이날 슈퍼매치는 박 감독의 말처럼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강등팀을 결정하는 파이널B에 속한 것도 모자라 11위로 내려앉았고,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18)가 무섭게 추격하면서 11위마저 위태로워졌다.

게다가 이날 상대는 최근 5년 5개월간 정규리그 18차례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서울이었다.

이번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1무 1패로 뒤처졌다.

자존심을 위해, 생존을 위해 서울을 넘어야 했다.

경기 초반부터 공수에 전력을 다한 수원은 결국 타가트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1 승리를 따냈다.

수원의 첫 2연승이자 이달 8일 사령탑에 오른 박건하 감독의 두 번째 승리다.

승점도 24로 늘리면서 한 경기 덜 치른 인천과 승점 차를 6으로 벌렸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수원 정신을 살려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얘기했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잘 응해줬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수원 정신'이란 힘을 합쳐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내는 '원팀' 정신이다.

그는 "과거에도 수원에 위기는 많았다.

그런 위기에서 선수들이 코치진과 함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곤 했다"며 "처음 부임했을 때 팀에 힘이 없다고 느꼈다.

선수들이 열심히는 하는데, 경기장에서 한 팀이 되지 못했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고 되짚었다.

이어 "선수들에게 어려울 때 뭉쳐서 '원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며 "오늘은 선수들이 경기에서 수원 정신을 잘 보여준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한편 24일 김호영 감독대행이 돌연 사퇴하면서 이날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박혁순 코치는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했는데 결과를 얻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틀 전까지 김 감독대행이 전술·전략적인 부분을 준비해 뒀다.

그 계획대로 오늘 경기에 나섰지만, 김남춘의 부상과 전반 이른 실점으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선수들을 중심으로 코치진과 함께 서울의 위기를 대처해 나가려고 한다.

잘 수습해서 남은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