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팬들이 준 긍정적인 에너지, 그립지만 받아들여야"
우즈 "윙드풋 골프클럽은 어렵기로 1∼2등 다투는 코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올해 US오픈이 열리는 장소인 윙드풋 골프클럽을 자신이 경기를 치러본 장소 중 가장 어려운 코스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우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120회 US오픈 골프대회 기자회견에서 "이 코스와 오크몬트, 커누스티 세 곳은 언제라도 메이저 대회를 열 수 있는 장소"라며 "아마 이곳과 오크몬트가 1, 2위를 다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17일부터 올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이 열리는 윙드풋 골프클럽은 어렵기로 유명한 장소다.

이 장소에서 지금까지 5차례 US오픈이 열렸는데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한 사례는 1984년 퍼지 죌러(미국)의 4언더파가 유일하다.

최근 US오픈이 이곳에서 열린 때는 2006년이었는데 당시 제프 오길비(호주)가 5오버파로 우승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페어웨이가 좁은 데다 러프가 길고 그린 굴곡도 심하다"며 올해도 선수들의 고전을 예상했다.

우즈 "윙드풋 골프클럽은 어렵기로 1∼2등 다투는 코스"
우즈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윙드풋 골프장의 난도를 거의 '세계에서 1, 2위'로 평가한 것은 그의 2006년 대회의 안 좋은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

당시 우즈는 1, 2라운드에서 연속 76타를 치고 컷 탈락했다.

프로 데뷔 후 메이저에서 처음 컷 탈락을 경험한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2006년 5월 아버지 얼이 세상을 떠난 우즈는 부친상 이후 첫 대회로 윙드풋에서 열린 US오픈을 택했지만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우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4년 전을 회상하며 "그해 4월 마스터스가 아버지께서 내 경기를 마지막으로 본 대회인데 우승하지 못했다"며 "이후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이 대회 준비를 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무기력하게 컷 탈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당시 US오픈을 마치고 다시 연습에 전념했고 이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다"며 "그때는 경기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사실 지금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은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우즈가 윙드풋과 함께 어려운 코스로 지목한 오크몬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으며 2007년, 2016년 US오픈을 개최했다.

우즈는 2007년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했는데 당시 스코어가 6오버파였다.

우승은 5오버파를 친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에게 돌아갔다.

커누스티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링크스 코스로 최근에는 1999년, 2007년, 2018년 디오픈이 열린 장소다.

우즈는 1999년 10오버파를 치고 공동 7위를 차지했고, 2018년에는 5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는 2006년 이 장소에서 열린 US오픈에 출전했던 선수 15명이 나오지만 우즈는 그 경험이 크게 유리할 것은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스가 워낙 많이 바뀌었다"며 "그린도 그렇고, 전장도 길어졌다.

공도 그때보다 좋아졌고 선수들의 거리도 많이 늘었기 때문에 2006년 대회 경험은 큰 차별성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으로 열리는 상황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우즈는 "안타깝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야 하는 새로운 현실"이라며 "나는 거의 20년 넘게 팬들이 주는 긍정적인 힘을 받으며 경기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