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부에서 메이저 우승까지…노력파 이미림 '보상 같은 행운'
하루에 칩인 버디 2개와 칩인 이글 1개를 앞세워 메이저 정상에 오른 이미림(30)은 스스로 "운이 따른 우승"이라고 했지만 그는 소문난 '노력파' 선수다.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한 이미림은 아버지 권유로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키 172㎝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이미림은 2008년 국가대표로도 뽑히는 등 아마추어 시절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부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그해 시드 순위 전 8위로 2010년부터 1부 투어에 뛰어들었다.

2011년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그는 2012년 국내 메이저인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했고 이후 2014년 미국 무대 도전을 선언,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LPGA 투어에 데뷔했다.

그는 투어 첫해인 2014년 8월 마이어 클래식에서 첫 승을 따냈고, 같은 해 10월 레인우드 클래식에서도 우승하는 등 데뷔 시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국내 2부에서 메이저 우승까지…노력파 이미림 '보상 같은 행운'
루키 시즌에 메이저 대회인 L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에 오르는 등 두각을 나타낸 이미림은 이후 고질적인 손목 부상 때문에 잠시 주춤했다.

그는 국내에서 뛸 때부터 왼쪽 손목 상태가 좋지 못했는데 너무 많은 연습량 때문에 생긴 피로 골절이 그 이유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2016년 US오픈 1라운드 단독 선두로 나섰을 때나 같은 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준우승했을 때도 기자회견에서 '손목은 완쾌됐느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이후 2017년 US여자오픈 공동 8위, 2019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공동 7위 등 메이저 대회에서 '톱10' 성적을 5번이나 내며 메이저 우승에 도전해온 이미림은 올해 하반기를 앞두고 또 한 번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한희원 JTBC 골프 해설위원은 이날 중계 도중 "최근 이미림 선수가 국내에서 훈련하며 6∼7㎏을 감량했다"며 그의 노력하는 자세를 칭찬했다.

이날 이미림은 6번과 16번 홀에서는 칩인 버디,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거짓말 같은 칩인 이글을 기록하며 연장전에 합류, 운이 따른 우승이라는 평을 들었지만 국내 2부 투어에서 메이저 대회 정상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보인 그의 노력을 보면 '보상 같은 행운'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