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의 첫 세이브 언제쯤…불펜은 두산의 아킬레스건
8월 말에 보직을 마무리로 바꾼 이영하(23·두산 베어스)는 7차례 구원 등판했지만, 아직 세이브를 올리지 못했다.

13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이영하는 동점 상황에 등판했다.

이영하를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마운드에 올려야 하는 두산 불펜진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두산은 5-3으로 앞선 8회말 우완 영건 김민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민규가 1이닝을 막고, 9회에 이영하가 세이브를 올리는 게 김태형 감독이 떠올린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하지만 김민규는 박준태와 서건창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2, 3루에 몰렸다.

김하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김웅빈에게 2타점 동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영하는 5-5 동점 상황에서 등판했고, 이정후에게 고의사구, 애디슨 러셀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허정협의 유격수 땅볼 때 상대 득점을 허용했다.

김민규가 남긴 주자가 홈을 밟아, 이영하가 책임질 점수는 아니었다.

두산은 9회초에 극적으로 1점을 뽑아 6-6 동점을 이뤘다.

이영하는 9회말에 등판해 사사구 3개를 내주며 고전했지만, 2사 만루에서 이정후를 삼진 처리하며 끝내기 패배를 막았다.

두산은 이날 키움과 6-6으로 비겼다.

패배는 면했지만, 마무리 이영하가 공 40개(1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4사사구)를 던진 날 승리하지 못한 건 뼈아프다.

선발 투수로 활약하던 이영하는 함덕주와 자리를 맞바꿔, 8월 29일부터 마무리 투수로 뛰었다.

13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함덕주가 선발 등판하고, 이영하도 마운드에 올랐다.

함덕주 선발승, 이영하 세이브가 기록된 경기였다면 두산의 투수진 보직 변경이 성공 사례로 꼽힐 수 있었다.

하지만 함덕주는 4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고, 이영하는 체력만 소비했다.

두산의 아킬레스건은 불펜진이다.

두산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5.03으로 이 부문 5위다.

확실한 셋업, 마무리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이영하는 개인 통산 세이브가 0개다.

아직 마무리 투수로 검증받지 못했다.

지난해 마무리로 뛰었던 이형범은 2군에 있고, 함덕주는 선발로 자리를 옮겼다.

우완 홍건희, 좌완 이현승이 마무리 앞에 등판할 셋업으로 꼽히지만, 기복이 있다.

뒷문이 흔들리니, 두산 승률과 순위도 벽에 막힌 느낌이다.

두산은 5위 kt wiz와 게임 차 없이 승률에서 0.001(두산 0.559, kt 0.558) 앞선 4위다.

두산이 시즌 10경기 이상을 치른 시점에서 5위 이하로 떨어진 건, 2017년 7월 19일(5위)이 마지막이다.

한 걸음만 더 미끄러지면 3년 2개월 만에 4위 밑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