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쯔하오 제압…중국 자오천위와 준결승 3번기 맞대결
신진서, 응씨배 4강 진출 "국가대표로서 우승 노리겠다"
한국 바둑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응씨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신진서는 1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8강에서 중국 구쯔하오 9단에게 19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번에 처음 응씨배에 출전한 신진서는 지난 8일 28강에서 셰얼하오 9단, 9일 16강에서 판팅위 9단을 이어 구쯔하오까지 중국의 세계대회 챔피언 출신 강자들을 연달아 물리치며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 대표 선수 중 유일하게 8강에 진출한 신진서의 활약으로 한국은 9회 연속 응씨배 4강 진출자를 배출하게 됐다.

신진서는 "초반에는 만만치 않은 흐름이었다"면서도 "구쯔하오 9단의 패착(87수)이 나왔고, 오늘 바둑에서 가장 좋은 수였던 100수를 둔 이후 계속 주도권을 잡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평소보다 더 열심히 대회를 준비했고, 그래서 후회 없는 바둑을 둘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진서는 4강에서 중국 자오천위 8단을 만난다.

16강에서 박정환 9단을 꺾은 자오천위는 이날 8강에서 대만의 쉬하오홍 6단을 202수 만에 백 불계로 꺾었다.

상대 전적은 신진서가 3승 1패로 앞선다.

신진서는 "자오천위 8단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는 기사로 유명해서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인 욕심도 있지만, 한국 국가대표로도 사명감을 갖고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우승까지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진서, 응씨배 4강 진출 "국가대표로서 우승 노리겠다"
또 다른 4강전에서는 일본 이치리키 료 8단과 중국 셰커 8단이 맞붙는다.

이치리키 료는 중국 타오신란 8단을, 셰커는 중국 일인자 커제 9단을 각각 꺾었다.

이번 4강 진출자 중에서는 이치리키 료가 1997년생으로 나이가 가장 많고, 1999년생인 자오천위가 그 뒤를 따른다.

신진서와 셰커는 2000년생 동갑이다.

신진서가 결승에 오른다면, 2000년생 동갑내기 맞대결 또는 한일전으로 우승자가 가려진다.

응씨배 준결승과 결승은 3번기로 열린다.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응씨배는 4년마다 한 번 열리고 우승 상금이 40만달러(약 4억7천500만원)로 단일 대회 최대 규모여서 '바둑 올림픽'이라 불린다.

준우승 상금은 10만달러다.

1988년 창설된 응씨배는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반)이다.

제한 시간은 3시간이며 초읽기 대신 추가 시간 20분을 제공한다.

추가 시간을 사용하면 1회당 벌점 2집을 공제한다.

추가 시간 사용은 2회까지 가능하며 3회째에는 시간패를 당한다.

이번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각국에 마련된 대국장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