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1라운드 5언더파 공동 2위
'부활 예감' 전인지 "코로나19 맞서는 의료진 보며 열정 깨어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쾌조의 출발을 보인 전인지(26)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휴식기가 침체를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고 귀띔했다.

전인지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ANA 인스피레이션 1라운드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 반 정도 골프를 즐기지 못했지만, 지금은 열정이 돌아왔고 골프를 정말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인지는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원조 메이저 퀸'의 부활을 예고했다.

LPGA 투어 정식 멤버가 아니던 2015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데뷔 첫해인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한 그는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까지 LPGA 투어 통산 3승을 보유했으나 이후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엔 LPGA 투어 상금 순위 67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지 않았고, 컷 탈락을 5차례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2개 대회에서 중위권 성적을 남겼고, 코로나19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한 뒤에도 50∼60위권에 머물렀다.

'부활 예감' 전인지 "코로나19 맞서는 의료진 보며 열정 깨어나"
하지만 지난달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 연이어 공동 7위에 올랐고, 이번 대회도 초반 선두권에 나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 성적 5언더파 67타는 그가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기록한 가장 좋은 스코어다.

전인지는 침체기에 대해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었던 것 같다.

완벽해지려다 보니 압박감이 더 커졌다"고 돌아보며 "모든 것을 '리셋'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2월 LPGA 투어가 중단된 이후 한국에서 보낸 휴식기는 보약이 됐다.

전인지는 "4개월 동안 한국에서 가족, 친구들과 잘 쉬었다.

그전에 고전했기 때문에 쉬면서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싶었다"면서 "'리프레시'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을 돕는 의사들과 의료진을 보면서 열정이 되살아났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그들을 보며 나의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달라진 부분으로 "열정과 의욕이 커진 것"을 꼽은 그는 예년의 ANA 인스피레이션과 올해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마음가짐"이라고 밝혔다.

2015년 준우승 이후 우승만 바라보며 과정을 즐기지 못한 채 실망감을 크게 느꼈다면, 올해는 '내가 완벽하지 않으니 나에게 주어진 한 샷에만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그는 "저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고 즐기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됐다"면서 "좋은 라운드를 치렀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