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릿 콜도 고전하는 AL 동부지구에서 '독야청청'
6경기 연속 5이닝 이상 1자책점 이하 투구…평균자책점 2.72로 낮춰
'지옥의 AL 동부지구' 평정한 류현진, 평균자책점 1위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지난해 12월 토론토와 계약하며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로 향할 때만 해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는 AL 동부지구에는 강타자들이 많고, 야구장도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 많아서 류현진이 힘든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러한 우려를 보기 좋게 씻어내며 AL 동부지구 평균자책점 1위를 지키고 있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1실점 했다.

삼진은 8개를 잡았다.

이로써 류현진은 최근 6경기 선발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 1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평균자책점을 2.92에서 2.72로 더욱 낮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8위, AL 8위를 기록했다.

AL 동부지구로 한정하면 압도적인 1위다.

'3억달러의 사나이'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 AL 동부지구로 옮긴 뒤 평균자책점이 지난해 2.50에서 올해 3.91로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류현진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과 큰 차이가 없다.

류현진은 지난해 다저스 소속으로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변수가 찾아오든 흔들리지 않는 류현진의 강점은 이날 경기에서도 고스란히 발휘됐다.

류현진은 2회말 선두타자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줬다.

이어 병살타성 타구를 유도했으나 2루수 송구 실책으로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팀 타선은 5회초가 돼서야 2점을 득점 지원해줬다.

주루와 수비에서 실수가 연이어 나왔고, 팀 타선은 1회초 공 6개, 3회초 공 7개로 순식간에 공격을 마감한 데 이어 6회초에도 삼자범퇴로 간단히 물러나며 류현진에게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았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도 빡빡했고, 팀의 2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에이스의 책무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류현진은 그 모든 변수를 이겨내며 팀을 2-1 승리로 이끌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8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 중 4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했다.

시즌 3승 1패에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 중인 류현진은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이 계산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 1.3으로 AL 투수 중 6위다.

AL 사이영상 레이스에도 도전장을 내민 류현진을 앞세워 토론토는 4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