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지막 주자로 4연승 고군분투…중국이 우승
'졌지만 잘 싸운' 박정환…커제에 패해 농심배 우승 실패(종합2보)
박정환 9단의 농심배 '온라인 대첩'이 실패로 돌아갔다.

박정환은 22일 한국기원 대국장과 중국 천원TV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차전 최종국에서 334수 만에 커제 9단에게 흑 반집 패했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였던 박정환은 커제와 끝까지 팽팽한 승부를 벌였지만, 농심배 우승컵은 2년 연속 중국 차지가 됐다.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이어덕둥 2단은 "초반에 박정환이 간명하게 갈 수 있었는데 대형 사석 작전을 염두에 두고 어려운 전투를 걸었다.

한 수 한 수 승률이 왔다 갔다 하는 전투였다.

박정환이 유리해진 찰나 다시 어려운 전투가 발발했고, 커제가 잘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는 박정환이 역전 직전까지 갔는데 아쉬운 실수가 나오면서 패했다.

마지막이 정말 아쉬웠다"고 총평했다.

한국 랭킹 2위 박정환의 중국 랭킹 1위 커제와의 상대 전적은 13승 12패로 좁혀졌다.

대국 후 박정환은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는 것을 느꼈다.

덕분에 마지막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아직 미흡해서 아쉬운 결과를 보여드렸다.

앞으로도 세계 대회가 많이 있으니 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농심배는 한국, 중국, 일본이 대표기사 5명을 내세워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을 정하는 국가대항 바둑 단체전이다.

혈혈단신으로 3차전에 출격한 박정환은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 중국의 미위팅·판팅위·셰얼하오 9단 등 4명을 연달아 꺾으며 한국을 우승 문턱까지 끌고 왔다.

지난 20일 판팅위와의 대국에서는 마우스 클릭이 입력되지 않아 재대국 결정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지만, 박정환은 흔들리지 않고 연승 행진을 벌여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중국의 마지막 기사 커제에게 가로막혀 박정환의 도전은 4연승에서 멈췄다.

'졌지만 잘 싸운' 박정환…커제에 패해 농심배 우승 실패(종합2보)
박정환이 커제까지 꺾었다면 2005년 제6회 농심배에서 이창호 9단이 일군 '상하이 대첩'을 온라인판으로 재현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의 마지막 기사였던 이창호는 홀로 5명(중국 3명·일본 2명)의 기사를 연달아 제압해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소재로 나왔던 전설 같은 활약이다.

이번 농심배 1차전은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2차전은 11월 부산에서 열렸다.

1·2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원성진(1승 1패)·김지석(1패)·이동훈(1패)·신진서(1패) 9단은 줄줄이 패했다.

3차전은 원래 올해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온라인 대국으로 전환됐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농심이 후원하는 농심배의 우승상금은 5억원이다.

본선에서 3연승 하면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천만원의 연승상금을 받는다.

박정환은 연승상금 2천만원을 받는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 주어진다.

1999년 시작한 농심배에서 한국은 12차례 정상에 올랐고, 중국은 8회, 일본은 1회 우승했다.

중국은 최근 10년 동안에만 7번 우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