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푹 빠진 NBA 스타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 사이에서 때아닌 골프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디즈니월드 리조트에 조성한 격리 공간인 ‘NBA 버블’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조건이 신풍속을 만들었다.

미 골프전문매체 골프닷컴은 “NBA 스타들에게 골프는 취미를 뛰어넘어 경기 전 꼭 해야 하는 의식이 되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디즈니월드 안에는 18홀, 13홀, 9홀로 구성된 세 개의 골프 코스가 있다. 이 코스가 격리 생활에 지친 NBA 선수들의 심리적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코트에서 맞붙는 경쟁 상대도 골프장에선 사이좋은 동반자가 된다. NBA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맞붙은 토론토 랩터스의 카일 라우리(34·사진)와 브루클린 네츠의 가렛 템플(34)이 대표적이다. 이 둘은 지난주에만 두 차례 같이 라운드를 돌았다. 템플은 “싱글플레이어인 라우리에게 골프에선 졌지만, 계속 라운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 콘퍼런스의 강팀인 마이애미 히트와 보스턴 셀틱스 선수들도 골프에 빠져 있다. 마이애미는 2015년 NBA 파이널 MVP 수상자인 안드레 이궈달라(36)가, 보스턴은 제이슨 테이텀(22)이 대표적인 골프파다. NBA의 소문난 골프광인 스테픈 커리와 한솥밥을 먹었던 이궈달라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골프를 처음 접한 뒤 수백 번은 친 것 같다”며 “덴버 너게츠와의 시즌 재개전에서 대승을 거둔 뒤 게임 전 라운드는 우리 팀의 필수 의식이 됐다”고 말했다.

테이텀은 올 시즌 올스타에 뽑힌 켐바 워커(30)를 골퍼의 길로 인도했다. 테이텀은 “버블 안에 마땅한 여가 시설이 없어 지루해 하는 워커에게 골프를 소개했다”고 전했다. NBA사무국도 이런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사무국은 매일 세 곳의 골프장 티타임 가운데 90분을 통째로 예약하고 있다. 골프닷컴은 “골프장에 가려는 선수들로 예약이 타이트하다”며 “플레이오프가 진행되면서 탈락한 팀들이 나와야 여유 있게 선수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