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23·사진)가 2년여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기회를 잡았다.

리디아 고는 9일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6555야드)에서 열린 마라톤클래식(총상금 17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합계 16언더파 197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사흘째 선두를 지켰다. 2위 대니엘 강(미국·12언더파)과 4타 차 단독 선두다. 이민지(호주)가 조디 이워트 섀도프(잉글랜드)와 함께 10언더파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려 한국계 선수 간 우승 다툼을 예고했다.

리디아 고가 우승하면 2018년 4월 메디힐챔피언십 이후 약 2년4개월 만에 LPGA 투어 우승을 맛보게 된다. 이 대회로는 3승째다. 그는 2014, 2016년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2015년 공동 3위, 2013년 공동 7위에 오르는 등 유독 마라톤클래식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리디아 고는 15세 때인 2012년 LPGA 투어를 제패해 ‘천재 골퍼’의 등장을 알렸다. 통산 15승(메이저 2승)을 올렸으며, 2015년엔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2018년 메디힐챔피언십 우승 이후 부진에 빠졌다. 지난 2월 올해 처음 출전한 호주여자오픈에서도 커트 탈락했다.

그는 코로나19로 LPGA 투어가 중단된 동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코치였던 숀 폴리에게서 스윙 코칭을 받았다. 이후 드라이브온챔피언십에서 공동 28위에 오른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까지 눈앞에 두는 등 가파른 상승세다.

리디아 고는 “선두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골프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주 드라이브온챔피언십 우승자인 대니엘 강은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