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는 하늘의 뜻, 받고 싶은 금액 다 받은 선수 몇명 안돼"
7월 득녀… "아기가 야구 알 때까지 주전 자리 유지하고 싶어"
'7월 MVP' 두산 허경민 "2군 캠프 때 받은 도움 덕분"

프로야구 7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허경민(30·두산 베어스)은 "상상이 현실이 됐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허경민은 9일 KBO 사무국이 발표한 7월 MVP에 선정됐다.

허경민은 팬 투표에서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에게 밀렸으나 기자단 투표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고 2009년 입단 이래 처음으로 월간 MVP의 영예를 안았다.

그야말로 눈부신 7월이었다.

허경민은 7월 22경기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월간 타율 1위(0.494), 최다 안타 1위(41개), 도루 1위(6개)를 달렸다.

월간 출루율+장타율(OPS)은 1.092에 달했다.

수비에서도 주 포지션인 3루수뿐만 아니라 유격수로도 활약하며 김재호의 부상 공백을 메웠다.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롯데전이 우천 취소되기 전에 만난 허경민은 "야구하면서 이런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며 표정 관리가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그동안 상에 대한 감정이 무뎠는데, 요즘은 상이라면 받으면 받을수록 기분이 좋다.

기분이 매우 좋은데 숨기려고 하고 있다"며 웃었다.

월간 MVP에 대한 기대를 안 할 수 없는 성적이었지만 워낙 경쟁 후보들이 쟁쟁해서 수상을 낙관하긴 어려웠다.

그는 "기대를 안 한 건 아닌데, 못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경쟁 후보들이 쟁쟁했다"며 "그래도 7월 한 달간은 남부럽지 않게 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경민은 지난 1월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예기치 않은 코뼈 부상으로 뒤늦게 올 시즌을 준비했으나 누구보다 화려한 7월을 보냈다.

하지만 정작 허경민은 코뼈 부상을 딛고 이뤄낸 성취가 아니라 코뼈 부상이 있었기에 7월의 영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얘기를 꼭 하려고 했다.

코뼈를 다쳐서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대만에서 2군 캠프를 치렀다"며 "그때 2군 감독님과 코치님, 선수들이 제가 올 시즌 잘할 수 있게 너무 많은 도움을 줬다.

그래서 기대치 않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를 빌려서 대만에 갔던 감독, 코치님, 선수들, 훈련 도와줬던 직원들에게 꼭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2군 선수단은 허경민에게서 많이 배웠다고 입을 모은다.

젊은 유망주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허경민의 성실함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배운 게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허경민은 "잘한다고 거들먹거리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왔다"며 "2군 동생들이 있어서 의식적으로 행동한 것은 아니다.

그냥 평상시 모습을 좋게 봐준 것 같다"고 웃었다.

돌아보면 지난 7월 첫 딸을 얻은 이후 만사형통이다.

김태형 감독도 허경민이 득녀 이후 잘 되는 것 같다고 평할 정도다.

그는 "주변에서 아이가 생기면 좋은 일이 생기고 책임감이 생긴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없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막상 내 눈앞에 아기가 있으니까 너무 신기하다.

집에서는 거의 아기를 보느라 시간을 보낸다"고 소개했다.

허경민은 "아기가 커서 야구를 알 때까지 주전으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 목표를 향해 몸 관리도 잘하고, 실력도 유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7월 MVP로 정점을 찍은 허경민은 8월 들어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허경민이기에 8월의 부진이 신경 쓰이지는 않을까.

그는 "FA는 정말 하늘의 뜻인 것 같다.

받고 싶은 금액을 다 받은 선수는 몇 명 안 될 것이다.

훌륭한 에이전트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FA는 시즌 끝나면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 집에서는 아기와 놀고 야구장에서는 동료들과 열심히 하는 게 먼저일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