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보다 좋은 경기력이 우선…코로나19에 팬 소중함 절실"

K리그2 수원FC 김호곤 단장 "선두 비결? 한발짝 더 뛰는 거죠"

"선수들이 한발짝 더 뛰어주고 움직여줘서 좋은 성적이 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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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선두를 달리며 5년 만의 1부 승격을 향해 순항하는 수원FC의 김호곤(69) 단장의 목소리에서는 '1위 구단'의 자부심과 좋은 분위기를 계속 깨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공존했다.

수원FC는 13라운드까지 치러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에서 승점 25(8승 1무 4패)로 2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24), 3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21), 4위 전남 드래곤즈, 5위 서울 이랜드FC(이상 승점 19) 등 기업구단들을 따돌리고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시민 구단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K리그2에서 8위에 그쳤던 수원FC는 올해 '젊은 사령탑' 김도균(43)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심기일전을 다짐했지만, 개막전 패배로 힘들게 출발했다.

하지만 수원FC는 곧바로 2~4라운드 3연승에 이어 5~6라운드 2연패로 시행착오를 겪다가 7~12라운드까지 6경기 무패(5승 1무)의 고공비행으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13라운드에서 하위권의 안산 그리너스에 덜미를 잡히면서 수원FC는 무패행진을 6경기에서 마무리했지만, 여전히 선두를 수성하며 '승격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북한 대표팀 출신의 '인민날두' 안병준(12골)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고, 올해 영입한 안병준의 '단짝' 마사(일본·7골)가 득점 3위에 랭크될 정도로 선수들의 뛰어난 결정력이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선 김호곤 단장은 "솔직히 올해 우리의 전력으로는 4위권 안에 들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게 목표였다"라며 "김도균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 덕분에 목표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K리그2 수원FC 김호곤 단장 "선두 비결? 한발짝 더 뛰는 거죠"

김 단장은 "이번 시즌 절반 정도가 지나는 상황에서 1위를 하고 있지만 아직 승격을 장담할 수는 없다"라며 "여전히 현실적인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 순위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겸손함을 유지했다.

지난해 수원FC 단장을 맡은 김 단장은 첫 시즌 10개 팀 가운데 8위에 그치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김 단장은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와 부회장까지 역임하며 현장과 행정을 두루 경험한 베테랑 축구인이다.

첫 시즌 8위는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순위였다.

하지만 김 단장은 이번 시즌 젊은 사령탑 김도균 감독을 영입하며 팀에 변화를 줬고, 이번 시즌 상반기 동안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고 있다.

김 단장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김도균 감독을 영입했을 때 주변에서 '어린 감독을 데려다 놓고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라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들렸다"라며 "감독은 나이와 상관없다.

구단 프런트와 서로 돕고 소통하면 된다.

전술 결정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나는 선수들에게 전술과 기술에 대해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팀 성적은 단장이 책임지는 것"이라며 "선수 선발도 전적으로 김 감독의 뜻을 존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리그2 수원FC 김호곤 단장 "선두 비결? 한발짝 더 뛰는 거죠"

6∼7월에 5승 1무 1패의 좋은 성적을 낸 이유에 대해선 "선수들이 한발짝 더 뛰어주고 볼을 받기 위해 움직여줘서다"라고 분석했다.

김 단장은 "13라운드 안산전에서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아서 패했다.

선수들에게 '우리의 강점인 부지런한 움직임이 깨지면 팀이 무너진다'라고 조언했다"라며 "계속해서 한발짝 더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승격도 중요하지만,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더 필요하다.

좋은 경기를 하면 승격도 따라온다.

수원 시민들이 경기장에 찾아오도록 좋은 경기를 하자고 선수단에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지난 1일 이번 시즌 첫 유관중 경기를 맞아 경기장 입구에서 직접 팬들과 일일이 주먹을 부딪치며 환영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처음 치른 유관중 경기에 대한 감사함의 표시였다.

그는 "홈 경기를 앞두고 회의를 하다가 제가 직접 팬들을 맞이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라며 "스포츠는 관중이 필요하다.

그동안 팬은 당연히 알아서 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무관중 경기를 하다 보니 팬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꼈다.

앞으로 남은 홈경기에서도 계속 팬들을 직접 맞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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