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동섭·이유호, 1타차 2위…이원준 3오버파·이수민 4오버파
아마추어 조언에 퍼트 감각 찾은 강경남, 4언더파 선두(종합)
강경남(37)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한때 공격적인 플레이를 앞세운 승부사로 명성을 쌓았다.

코리안투어에서만 10차례 우승한 그는 그러나 2018년 카이도 남자오픈 제패 이후 2년 넘게 우승과 인연이 없다.

주로 일본에서 뛰는 탓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고질적인 손바닥 부상으로 결정적일 때 타수를 줄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3년 가까이 통증에 시달리던 그는 지난해 12월 손바닥 인대를 일부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통증도 사라지고 샷도 금세 회복됐지만, 퍼트 감각이 좀체 돌아오지 않았다.

강경남은 올해 치른 3차례 대회에서 두 번이나 컷 탈락했고 한번 컷을 통과한 대회에서도 공동 39위에 그쳤다.

그는 "퍼트가 도무지 되질 않았다"고 말했다.

6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 남·서 코스(파70)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강경남은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쳐 단독 선두로 나섰다.

강경남은 "바람 때문에 샷은 마음먹은 대로 가지 않았지만, 퍼트가 아주 잘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전반에는 페어웨이를 거의 지키지 못했고, 덩달아 그린을 놓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까다로운 파퍼트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타수를 지켰다.

후반 들어 티샷이 안정을 되찾은 강경남은 3 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날카로운 퍼트를 앞세워 타수를 줄였다.

단독 선두로 경기를 끝낸 강경남은 "지난달 29일 아마추어 지인과 골프를 쳤는데 퍼트 스트로크에 대한 조언을 받고 깨달음을 얻은 결과 퍼트 감각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너무 경직된 스트로크를 한다며 더 편하게 하라는 평범한 조언이었지만 마음에 새긴 그는 닷새 동안 편하고 부드러운 퍼트 스트로크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그는 "오늘 1번 홀에서 4m 파퍼트를 하는데 전에는 자신 없던 거리였지만 딱 맞아 나가는 순간 '들어간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퍼트에 자신감을 되찾았다.

모처럼 퍼트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긴 러프와 강하고 종잡을 수 없이 부는 바람, 까다로운 핀 위치 등 어려운 여건에서 친 스코어로는 만족한다는 그는 그러나 욕심은 단단히 접었다.

"20대였다면 우승 욕심에 덤볐을 것"이라는 강경남은 "올해 프로 17년 차다.

나이도 들었고 2∼3년 아프다 보니 때를 기다리는 지혜를 얻었다"고 말했다.

10승을 올렸지만, 메이저급 대회 우승은 없는 그는 "욕심이야 왜 없겠냐"면서도 "이번 대회에서는 좋은 퍼트 감각을 유지하는 게 먼저"라고 몸을 낮췄다.

통산 3승을 올린 맹동섭(33)과 신인 이유호(26)가 3언더파 67타로 공동 2위에 올랐고 양용은(48)은 2언더파 68타를 쳐 2타차 공동 4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노장 김종덕(59)은 공동 23위(이븐파 70타)에 올라 이 대회 최고령 컷 통과 기록(59세 2개월 3일)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작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원준(35)은 3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KPGA오픈 우승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이수민(27)도 4타를 잃어 컷 통과가 발 등의 불이 됐다.

10대 돌풍의 주역 김민규(19)는 버디는 1개에 보기 4개, 더블 보기 2개를 더해 7오버파 77타로 하위권에 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