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 '레전드', 감독으로도 족적…"25년 보낸 팀과의 결별, 가장 힘든 결정"
본머스 창단 첫 EPL 승격 이끈 하우 감독, 강등 책임지고 사퇴
잉글랜드 프로축구 AFC 본머스를 사상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EPL)에 올려놨던 에디 하우(43·잉글랜드) 감독이 강등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본머스 구단은 2일(한국시간) 상호 합의에 따라 하우 감독이 사임했다고 밝혔다.

최근 막을 내린 2019-2020 EPL에서 본머스가 18위에 머물러 다음 시즌 2부리그인 챔피언십으로 강등된 데 따른 결정이다.

하우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본머스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이다.

1994년 본머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 2002년까지 200경기 넘게 출전한 그는 이후 포츠머스, 스윈던타운을 거쳐 2004년 본머스로 돌아와 3년 더 뛴 뒤 은퇴했다.

2006년 12월부터는 플레잉 코치로 뛰던 그는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유소년팀 등을 지도하다 2008년 말 당시 감독의 사임으로 대행을 맡으며 팀을 이끌기 시작했다.

2009년 1월 정식 사령탑에 오른 하우 감독은 2009-2010시즌 팀을 3부리그로 승격시켰고, 2011년 1월엔 2부리그 팀인 번리로 옮겨갔다.

이듬해 10월 번리에서 물러난 뒤 본머스로 돌아간 그는 팀을 8년 가까이 이끌며 새 역사를 일궈냈다.

그의 지도하에 본머스는 2012-2013시즌 3부리그 2위에 올라 챔피언십으로 승격했고, 2014-2015시즌에는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창단 125년 만에 처음으로 EPL까지 입성했다.

본머스는 2016-2017시즌 9위에 오르는 등 EPL에서 5시즌 연속 뛰었으나 2019-2020시즌 18위에 그치며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본머스에서 보낸 세월이 20년이 넘는 만큼 하우 감독은 팀을 떠나는 사령탑으로는 이례적으로 수뇌부, 스태프, 선수를 비롯한 팀 구성원과 팬에게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

하우 감독은 "본머스가 내게 도시로서, 축구 클럽으로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선수와 감독으로 총 25년을 보낸 뒤 내린 이번 결정은 가장 힘든 것 중 하나였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팀이 새로운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지금이 적절한 때라고 생각했다"고 사퇴 결정을 설명한 그는 팬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며 "이제 여러분과 같은 본머스의 서포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