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마스터스 첫날 4언더파…"남편이 실수 잡아주고 심리적 안정도"
'남편 캐디'와 첫 라운드…박인비 "연봉 올려야겠어요"
처음으로 남편을 캐디로 대동하고 경기에 나선 '골프 여제' 박인비(32)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박인비는 30일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6천50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를 마치고 "남편이 생각보다 또박또박 잘 봐주더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박인비의 캐디백은 남편인 남기협 씨가 멨다.

2007년부터 호흡을 맞춘 캐디 브래드 비처(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발이 묶여 한국에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인비는 이번 대회부터 다음 달 AIG 여자오픈까지 남편에게 캐디를 맡기기로 했다.

박인비는 29일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사실을 밝히며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2014년부터 부부의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기에 호흡은 완벽했다.

박인비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치고 상위권에 올랐다.

10번 홀에서 출발해 13·14번 홀에서 보기를 쳤지만, 곧바로 15·16번 홀 버디로 만회하고, 이후 흐름을 이어가 버디 4개를 추가했다.

지난 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우승 이후 5개월 만에 실전 경기에 나섰지만,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결과다.
'남편 캐디'와 첫 라운드…박인비 "연봉 올려야겠어요"
박인비는 '남편 덕분'이라고 했다.

박인비는 "아이언샷에서 2개 정도 미스 샷이 나왔고, 보기로 이어져 출발이 좋지 않았다.

코치인 남편이 바로 교정해줘서 그 이후에는 계속 좋았다.

바로바로 수정해서 좋은 점수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남편이 캐디로 나선 게 처음이라 걱정도 많았다고 박인비는 털어놨다.

그는 "캐디 때문에 신경 쓴 적이 많지는 않은데, 남편이 저보다 더 긴장할까 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웃었다.

그러나 "저도 5개월 만의 출전이어서 긴장했는데, 남편이 옆에 있으니 오히려 긴장감이 안 들더라. 남편을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며 "남편이 라이도 잘 봐주고 교정도 바로 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천생연분을 과시했다.

박인비는 남씨가 가정적인 남편, 강아지 집사, 스윙 코치에 캐디 역할까지 해주는 것에 고마워하면서 "남편은 1인 5역 정도 하고 있다.

연봉을 2∼4배 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편 캐디'와 첫 라운드…박인비 "연봉 올려야겠어요"
이날 경기는 강한 비와 낙뢰 예보로 낮 12시 28분부터 오후 3시까지 중단됐다.

박인비는 4개 홀을 남긴 상태에서 경기가 중단돼 남편과 함께 쉬려고 숙소로 돌아갔을 때, 비처 캐디의 연락이 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한다고 연락이 왔더라"라고 밝혔다.

남편과 함께해서 "색다르고 재밌었다"고 말한 박인비는 "오랜만의 경기인데 첫 라운드에 이 정도 했으면 괜찮다는 생각이다.

오늘의 실수는 남은 라운드를 하면서 줄여나가겠다.

점수를 잘 낼 수 있는 컨디션임을 느꼈다"고 경기력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