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잭 니클라우스로부터 받은 딸 졸업축하 편지와 학사모를 쓴 크리스털 곰.  /최경주SNS 캡처
최경주가 잭 니클라우스로부터 받은 딸 졸업축하 편지와 학사모를 쓴 크리스털 곰. /최경주SNS 캡처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80·미국)가 ‘탱크’ 최경주(50)에게 특별한 선물을 보내며 애정을 나타냈다.

최경주는 17일 SNS에 “니클라우스 부부가 딸 졸업 선물로 귀여운 작은 곰을 보내줬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최경주의 장녀 신영씨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 건축학부에 입학했다.

니클라우스의 선물은 직접 쓴 편지와 학사모를 쓴 크리스털 곰. 니클라우스는 “인생에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인 고교 졸업을 축하한다”며 “앞으로 인생의 모든 순간이 빛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니클라우스와 최경주의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의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이저대회 최다승(18승) 기록 보유자인 니클라우스가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본떠 만든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최경주가 동양인 최초로 우승한 게 인연이 됐다. 이 대회는 인비테이셔널 성격으로 니클라우스의 초청장을 받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상급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

니클라우스에게 최경주가 특별한 존재가 된 것은 우승 뒤에 나온 상황 때문이다. 마지막날 18번홀 그린 주변에서 관례대로 챔피언을 기다리고 있던 니클라우스가 “우승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자 “골프장도 없는 한국의 작은 섬에서 당신이 쓴 책으로 골프를 배워 당신이 주최한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고 최경주가 화답했던 것.

니클라우스는 큰 감명을 받았고, 최경주가 PGA투어 풀시드를 잃은 2016년 이후에도 그를 계속해서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초청하고 있다. 최경주는 “아내들끼리 특별한 날에 선물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하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