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중심역할 맡아 "부담감 이겨내려 노력"
SK 박민호 "성경 읽으며 멘털 관리…종교 없지만 큰 힘"
지난 시즌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불펜 전력은 10개 구단 중 최고를 자랑했다.

세이브왕 하재훈이 뒷문을 튼튼하게 막았고, 서진용, 김태훈, 박민호가 필승조로 활약했다.

그러나 SK의 '강철' 불펜은 1년 만에 무너졌다.

풀타임 2년 차를 맞은 하재훈이 극심한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고 서진용과 김태훈의 구위는 떨어졌다.

현재 1군에서 제 역할을 하는 이는 박민호 정도다.

박민호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 중이다.

박민호는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다.

1년 만에 불펜 전력을 이끌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 혼란스럽다.

그는 9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내 역할은 서태훈 트리오(서진용-김태훈-하재훈)를 뒤에서 받히는 것이었는데, 1년 만에 무거운 역할을 맡게 돼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박민호는 무거운 부담감을 이겨내기 위해 최근 성경을 많이 읽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데, 과거 힘든 시기에 우연히 성경을 읽고 멘털을 회복한 적이 있었다"며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경 말씀이 큰 힘이 되더라"라고 소개했다.

'가장 힘이 된 구절이 무엇인지' 묻자 마태복음 11장 28절(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을 읊으며 "지금 내 상황에 큰 힘이 되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팀 후배인 김택형이 부진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고 털어놓았는데, 이 구절을 소개해줬다"며 "김택형이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 뿌듯했다"고 소개했다.

전날 열린 NC전에서도 박민호는 해당 구절을 되뇌며 부담감을 이겨냈다.

그는 "불펜에서 몸을 풀 때 많이 긴장됐다"며 "그때 옆에 있던 김택형이 마태복음 말씀을 생각하라고 하더라.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웃었다.

박민호는 해당 경기 3-2로 앞선 9회 초 2사 1, 3루 위기에 등판해 강진성을 내야 뜬공으로 잡고 세이브를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