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이 핑계가 될까봐' 허경민, 더 악착같이 잡은 배트 [잠실:생생톡]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두산 베어스 허경민이 5타수 5안타로 펄펄 날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 이전의 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허경민은 오히려 돌아온 이후 더 큰 존재감을 내뿜고 잇다.

두산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6차전 홈경기에서 7-4로 승리하고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이날 3루수 및 1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허경민은 6회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5안타 2타점 1도루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흙으로 더럽혀진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 앞에 선 허경민은 `유니폼이 더러워야 경기를 잘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더러워지는 것에 뿌듯해 했다`며 미소지었다. 이날 '미친' 타격감에 대해서는 `경기 전에는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첫 두 타석에서 생각지도 못한 좋은 타구가 나오면서 오늘 하루 결과가 좋았다`고 돌아봤다.

허경민의 5안타 경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18년 6월 2일 광주 KIA전과 2018년 6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6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5안타를 쳐본 적은 있지만 5타수 5안타는 야구 하면서 처음이다. 저번 주 했던 멀티 홈런보다 더 어려운 것 같은데, 그날보다 오늘이 더 기분 좋다`며 `의미 있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손가락을 다치기 전까지 타율 0.311을 기록했던 그는 복귀 후 타율 0.417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7월 5경기로 좁히면 무려 0.524에 달한다. 허경민은 `돌아왔을 때 성적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핑계 밖에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돌아와서도 티가 나지 않도록 집에서도 배트를 많이 잡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늦어졌는 진 모르겠지만, 다치기 전 감을 유지하려고 집에서 배트와 많이 놀았다`고 밝혔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돌아오면서 주포지션인 3루수로 돌아간 것도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비결이었다. 김재호가 빠진 사이 허경민은 고척 키움전을 포함해 앞선 4경기에서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유격수로 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일주일 동안은 잠도 잘 못 잤다`고 털어놓은 뒤 `오늘은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학교 다닐 때 잘했던 유격수라고 아직까지도 얘기해주시는데, 이제는 십 년도 더 된 이야기라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그때 경험을 살려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하면 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어제 재호 형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서 밥도 많이 먹었다. 잘하는 선배가 옆에 있어야 나도 신이 나서 할 수 있다. 많이 힘이 된다`고 전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