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유강남이 피안타 후 더 아쉬워해…난 정말 괜찮았다"
'8⅓이닝 노히트' LG 정찬헌 "팀 승리·완봉만으로도 기뻐"

정찬헌(30·LG 트윈스)이 9회 말 1사 후 첫 안타를 맞자, 포수 유강남은 크게 아쉬워했다.

노히트 노런 달성에 아웃 카운트 2개만 남겨놓은 터라, 공을 받는 유강남의 아쉬움은 더 컸다.

하지만, 정찬헌은 "왜 아쉬워하나.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지"라며 포수 유강남에게 다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아쉽게 노히트 노런 달성은 놓쳤지만, 정찬헌은 팀 승리를 지키고 프로 첫 완봉승까지 챙겼다.

정찬헌은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3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볼넷은 2개를 내줬고, 삼진 6개를 잡았다.

정찬헌의 역투로 LG는 SK를 3-0으로 꺾고, 7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8⅓이닝 노히트' LG 정찬헌 "팀 승리·완봉만으로도 기뻐"

이날 정찬헌은 2회 볼넷 2개를 내줬지만, 9회 1사까지 안타를 한 개도 내주지 않는 노히트 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3-0으로 앞선 9회 1사 후 김경호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경기 뒤 만난 정찬헌은 "솔직하게 경기에 집중하느라 노히트라는 걸 9회 말을 앞두고 알았다.

안타를 맞은 뒤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며 "오히려 강남이가 아쉬워해서 '아쉬워하지 말라. 경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찬헌이 첫 안타를 내주자, 최일언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최 코치는 정찬헌에게 '완투'를 기대했다.

정찬헌은 "코치님께서 '믿고 맡긴다.

이 경기를 책임지라'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정찬헌은 최지훈에게 포수 앞 번트 안타, 최정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에 몰렸다.

승리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LG 더그아웃은 정찬헌을 믿었다.

정찬헌은 제이미 로맥을 삼진 처리하고, 고종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완봉승'을 완성하며 신뢰에 화답했다.

정찬헌은 "오늘 가장 긴장했던 순간이 로맥 타석이었다.

안타를 맞았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로맥을 막지 못하면 승패가 뒤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집중해서 던졌다"고 말했다.

'8⅓이닝 노히트' LG 정찬헌 "팀 승리·완봉만으로도 기뻐"

올 시즌 KBO리그에서 완봉승을 거둔 투수는 워윅 서폴드(한화 이글스), 에런 브룩스(KIA 타이거즈), 정찬헌 단 세 명뿐이다.

LG 트윈스 토종 투수가 완봉승을 거둔 건, 2016년 9월 1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류제국(은퇴) 이후 4년여만이다.

2008년에 입단해 한 팀에서만 뛴 정찬헌의 개인 첫 완봉승에 LG 후배들도 기뻐했다.

이상규, 정우영 등 후배들은 방송 인터뷰를 하는 정찬헌 뒤에 숨어 있다가, 아이스박스와 음료수를 정찬헌의 머리 위로 뿌렸다.

정찬헌은 "시원해서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8⅓이닝 노히트' LG 정찬헌 "팀 승리·완봉만으로도 기뻐"

신인이던 2008년 중간 계투로 프로에 데뷔해 그해 선발로 전환했던 정찬헌은 이후 마무리와 중간 계투로 던졌다.

그는 12년 만에 다시 선발진에 합류했다.

지난해 허리 통증을 앓은 정찬헌을 배려하고자, 류중일 감독은 정찬헌과 이민호를 번갈아 5선발로 쓴다.

열흘에 한 번꼴로 등판하는 정찬헌은 "감독님과 코치님이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

꼭 보답하고 싶다.

때로는 등판을 기다리다 지칠 때도 있다(웃음)"고 했다.

정찬헌은 프로 입단 후 '에이스'로 불린 적은 없다.

하지만 선발, 중간, 마무리를 모두 경험하며 팀에 꼭 필요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정찬헌은 4승 1패 평균자책점 2.56으로 호투 중이다.

그는 "LG에서 어린 시절부터 많이 배웠고, 여러 과정을 거쳤다.

과거가 쌓여 현재의 내가 있다.

모든 시간에 감사하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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