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패 중 2패가 세트피스 상황서 연속 실점 역전패
상승세에 발목…부상보다 뼈아픈 포항의 '세트피스 실점'
외국인 선수의 '특급 활약' 속에 화력을 발산하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초반 상위권 다툼을 펼치는 포항 스틸러스에 '세트피스 실점'이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포항은 16일 전북 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1-2로 역전패, 시즌 3승 1무 3패로 4위(승점 10)에 자리했다.

'1588'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외국인 선수 일류첸코, 오닐, 팔로세비치, 팔라시오스 중 특히 공격진에서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의 위력이 더해가며 '2강'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뒤를 쫓고 있다.

3승 중 2승을 4득점으로 거두는 화끈한 공격 덕에 득점(13골)이 리그 내에서 울산(17득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데, 그 뒤엔 실점 2위(12골)라는 그림자도 있다.

17일 오전 현재 K리그1에서 포항보다 실점이 많은 팀은 6라운드 대구에 6골을 내준 FC서울(15골)뿐이다.

특히 포항은 울산과의 5라운드 '동해안 더비'(0-4 패) 빼고 시즌 3패 중 2패를 홈에서 역전패했는데, 세트피스 상황에서 연속 골을 내준 게 패인이었다.

전북과의 경기에서 전반 상대 공세를 차단하고 미드필더 이승모가 먼저 한 골을 뽑아내 경기를 잘 풀어가던 포항은 후반 14분과 추가 시간 연속 골을 내주고 졌다.

동점 골은 프리킥 이후 전북 중앙 수비수 김민혁의 슈팅이 하창래의 몸에 맞은 뒤 한교원이 밀어 넣었고, 역전 골 때는 김보경의 코너킥을 손준호가 헤딩 패스로 연결한 뒤 김민혁이 머리로 마무리했다.

예상치 못한 부상자가 줄줄이 발생해 교체 카드 3장을 조기에 소진한 악재도 있었지만, 역전 골 상황에서 김민혁이 거의 견제를 받지 않고 정확한 헤딩슛을 꽂는 등 세트피스 대비는 분명 아쉬웠다.

세트피스 실점에 따른 역전패는 앞서 5월 22일 FC서울과의 3라운드 홈 경기에서도 나타난 양상이다.

당시 전반 4분 일류첸코의 선제골로 앞선 포항은 전반 34분 박주영의 코너킥 때 황현수에게 헤딩골을 얻어맞아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후반 27분 다시 주세종의 코너킥에 이은 오스마르의 헤딩골로 역전당한 바 있다.

개막부터 1승 1무를 챙겨 순항하던 포항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이번에도 6라운드에서 상주를 4-2로 꺾은 뒤 전북이라는 '대어'를 낚고 상승세를 탈 기회에서 다시 발목이 잡혔다.

안방에서 이런 경기가 이어지며 "이러다가 후반전 세트피스 실점이 트라우마가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서도 나온다.

김기동 감독도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김 감독은 "서울전 이후 그런 상황에 대비해 훈련했는데, 다시 실점이 나왔다"면서 "선수들과 다시 한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은 20일 김병수 감독이 이끌고 과거 포항의 주축이던 김승대, 고무열, 신광훈 등이 뛰는 강원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반등을 노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