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포착] "대∼한민국" 함성과 붉은 물결 가득했던 거리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2002년 6월 전국 방방곡곡에서 거대한 함성과 합창, 박수 소리가 광장과 거리를 가득 채웠다.

18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많은 이들이 그때의 기분 좋은 떨림과 감동을 온몸으로 느낄 것 같다.

2002년 월드컵 이야기다.

사진은 2002년 6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8강전 응원을 위해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축구공 조형물을 중심으로 광장과 주변 도로를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장면을 포착했다.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어 보인다.

이런 장관은 우리나라 대표팀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전국에서 펼쳐졌다.

6월 4일 월드컵 D조 예선 폴란드와의 첫 경기 응원을 위해 50만명이 거리에 모여들더니 미국전 77만명, 포르투갈전 279만명, 이탈리아전 420만명, 스페인전 500만명에 이어 독일과의 4강전에는 700만명이란 엄청난 숫자가 모여 우리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길거리 응원은 우리 대표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 악마'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광장, 거리, 공원 등에 모여 대형전광판으로 중계되는 경기를 보면서 대표팀을 응원하는 새로운 응원방식이었다.

이런 모습은 전 세계인을 놀라게 했고, 경이로운 눈길로 우리를 바라보게 했다.

당시 월드컵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사상 처음 4강까지 진출한 것도 기적 같은 일이었지만 그렇게 수많은 시민이 한마음인 듯 붉은 옷을 차려입고 모여 광장과 거리에서 함께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고, 응원곡 '오 필승 코리아'를 목이 터지라 부른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마다 광장과 거리에서는 밤늦게까지 흥겨운 축제가 펼쳐졌고, 남녀노소 너나 할 것 없이 거리로 몰려나와 에너지를 분출하고 흥에 취했다.

놀라운 것은 한 장소에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이 모였지만 버려진 쓰레기, 무질서, 난동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축제의 장이 마무리되면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쓰레기를 줍고 뒷정리를 했다.

당시 해외언론들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감동적인 장면이다", "하나 돼 응원을 벌이는 모습도 놀랍지만 수많은 인파가 흥분 속에서도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은 더욱 인상적이다"라고 입을 모아 감탄했다.

2002년 초여름 밤을 붉게 물들인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과 이렇다 할 사고 없는 축제는 세계 축구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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