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감독 "작년에 거의 던지지 않던 슬라이더 승부구로 활용"
감독·포수가 본 요키시의 활약 요인…"슬라이더 장착이 핵심"
2020년 한국 프로야구 마운드에서 '토종' 구창모(23·NC 다이노스)와 '외인' 에릭 요키시(31·키움 히어로즈)가 화제의 중심이다.

구창모의 급격한 성장에 모두가 놀라지만, KBO리그에서 2년째 뛰는 요키시의 활약도 대단하다.

사실 손혁 키움 감독과 포수 박동원은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요키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실제 요키시는 12일까지 5승 1패 평균자책점 1.49를 올리며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에도 요키시는 13승 9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잘 던졌다.

다승 공동 8위, 평균자책점 9위였다.

그러나 올해는 더 압도적이다.

요키시는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2위를 달린다.

2주 동안의 자가 격리 때문에 무리하지 않았던 시즌 첫 등판(5월 6일 KIA 타이거즈전 5이닝 5피안타 1실점)을 제외한 6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올해 외국인 투수 중 최고'라는 평가도 나온다.

감독·포수가 본 요키시의 활약 요인…"슬라이더 장착이 핵심"
일찌감치 '요키시의 활약'을 예고했던 손 감독과 박동원은 이제 한결 편안하게 맹활약의 배경을 분석한다.

둘의 분석은 일치했다.

'슬라이더' 효과다.

손 감독은 "요키시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전에 몸을 잘 만들었다.

캠프 초반에 시속 146㎞의 빠른 공을 던질 정도였다"고 요키시의 노력을 칭찬하며 "기술적으로는 슬라이더 장착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요키시는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였다.

여기에 슬라이더까지 장착해 상승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요키시는 올 시즌 투구 수의 12.7%를 슬라이더로 채웠다.

체인지업 구사율은 22.3%다.

요키시는 구속은 비슷하고 변화하는 방향은 정반대인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모두 구사하면서 타자들과의 볼 배합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좌투수인 요키시는 특히 슬라이더를 좌타자의 바깥쪽에 잘 던진다.

지난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28이었던 요키시는 올해 그 수치를 0.188로 낮췄다.

손 감독은 올 시즌 요키시가 42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을 단 한 개만 허용한 것도 '슬라이더 효과'로 보고 있다.

손 감독은 "투수가 구종 하나를 늘리면 얻는 효과는 정말 많다"고 요키시의 슬라이더 장착을 기뻐했다.

감독·포수가 본 요키시의 활약 요인…"슬라이더 장착이 핵심"
포수 박동원의 생각도 같다.

박동원은 "요키시가 비시즌 동안 컷 패스트볼(커터) 장착을 잘 준비했다"고 밝혔다.

커터는 슬라이더와 '형제 관계'다.

변하는 방향은 같고, 구속과 꺾이는 각도에 차이가 있다.

박동원이 커터라고 보는 공을 손 감독과 전력분석팀은 '슬라이더'로 분류한다.

박동원은 "요키시는 새로 장착한 공(슬라이더)까지 잘 던진다.

투심,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모두 잘 던져서 공을 받는 나로서는 볼 배합하기 편하다"라고 말했다.

체인지업을 무기로 지난해 KBO리그에 연착륙한 요키시는 2020년 슬라이더까지 잘 던지며 '최고 외인'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