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캐롤라이나, 전 구단주 동상 철거…조지 플로이드 영향
미국프로풋볼(NFL) 캐롤라이나 팬서스가 전 구단주인 제리 리처드슨 동상을 자진 철거했다.

캐롤라이나는 1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제리 리처드슨 동상을 끌어 내리려는 시도가 있을까 봐 우려스럽다"며 "우리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서 동상을 철거한다"고 전했다.

리처드슨 전 구단주는 NFL 선수 출신이다.

현역 은퇴 뒤 패스트푸드 사업가로 성공한 그는 1993년 캐롤라이나 구단을 창립해 NFL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구단주에 올랐다.

하지만 2017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보도 이후 그의 명예는 땅으로 떨어졌다.

리처드슨이 '청바지의 날'을 선정해 청바지를 입고 온 구단 여성 직원의 뒤태에 대해 성적인 농담을 한 것은 물론 여성 직원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하고, 흑인 스카우트에게 인종차별적인 속어를 사용했다는 보도였다.

NFL 사무국의 진상 조사 결과, 리처드슨의 직장 내 성희롱과 인종차별 의혹은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리처드슨은 275만달러(약 33억원) 벌금 징계를 받았다.

결국 리처드슨은 2018년 헤지펀드 운용사인 아팔루사 매니지먼트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데이비드 테퍼(63)에게 구단을 매각했다.

리처드슨 전 구단주는 떠났지만, 그가 2016년 홈구장 입구 쪽에 세운 동상은 남았다.

리처드슨 전 구단주는 매각 조건 중 하나로 동상 보존을 내세울 정도로 애착을 보였지만 테퍼 현 구단주로선 그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최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래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항의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인종차별 상징물들을 철거하는 작업이 미국 전역 곳곳에서 이뤄지자 캐롤라이나 구단도 마지못한 듯 이에 동참했다.

NFL 캐롤라이나, 전 구단주 동상 철거…조지 플로이드 영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