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전문 윙어 한교원, 서울전 맹활약으로 존재감…'돌격대' 필요성 절감
측면 열리자 돌아온 '닥공'…전북의 위기 탈출 해법
2020시즌 초반 예년 같지 않은 경기력에 흔들리던 프로축구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의 위용이 살아났다.

측면이 살아나자 전북의 '닥치고 공격(닥공)'도 돌아왔다.

전북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리그1 5라운드에서 4-1 완승을 거두고 선두(승점 12)를 탈환했다.

4라운드 강원FC에 리그 3연승 뒤 첫 패배를 당하며 위기에 몰린 가운데 챙긴 값진 승점 3이었다.

1979년생 '최고령 선수' 이동국의 멀티 골이 부각됐지만, 오른쪽 측면에서 지원 사격에 앞장서 1골 2도움을 올린 한교원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전북이 특유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요인으로 거론되던 측면에서 실마리를 풀어 시즌 최다 득점과 대승으로 연결, 전체적인 분위기를 끌어 올린 점이 고무적이다.

전북은 과거부터 뛰어난 '돌격대장'의 측면 돌파를 통해 활로를 찾던 팀이었고, 지난해에도 로페즈와 문선민이라는 강력한 원투펀치가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로페즈의 중국 이적과 문선민의 상무 입대 이후 김보경, 쿠니모토 등 리그 정상급 2선 자원이 합류했으나 이들은 로페즈와 문선민 같은 스타일은 아니라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시작 때부터 이 부분은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왔다.

측면 열리자 돌아온 '닥공'…전북의 위기 탈출 해법
현재 전북 1군에서 '전문 윙어'라 할 만한 선수는 한교원이 유일한데, 그가 날아다니자 골문이 열렸다.

서울전에서 한교원은 전반 43분 이동국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밀어 넣어 선제골을 터뜨렸고, 2-1로 앞선 후반 9분과 27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머리와 발로 공을 올려 이동국의 연속 골을 어시스트했다.

전반을 잘 버틴 서울은 후반 들어 한교원을 제어하지 못하며 측면에서 수비 균열을 일으키다가 무너졌고, 전북은 신바람을 냈다.

"사이드 돌파가 살아야 전북의 축구가 산다.

이게 전북 특유의 컬러다"라는 경기 후 이동국의 말, "상대에게 측면을 너무 내주지 않았나"라는 패장 최용수 감독의 평가는 전북이 추구하는 '닥공'에서 측면 공략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케 한다.

한교원이 제 기량을 발휘한 점은 반갑지만, 다른 쪽은 여전히 적임자를 찾는 중이다.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를 주 포지션으로 삼는 조규성을 서울전 왼쪽 측면에 선발로 세웠다가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교체했다.

점유율에서는 압도했지만, 어딘가 답답한 흐름에 무득점이 이어질 때였다.

측면 열리자 돌아온 '닥공'…전북의 위기 탈출 해법
모라이스 감독은 조규성의 출전과 관련해 그가 측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지만,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

리그 개막 이후 두 차례 교체로만 나섰던 이동국이 훈련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최전방 선발로 낙점됐고, 이에 따라 가용 자원의 활용과 22세 이하(U-22) 선수 출전 규정 등을 고려해 나온 방안이 '왼쪽 조규성' 카드였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그의 장점을 살리기는 쉽지 않았다.

조규성 대신 출전한 무릴로가 한교원의 선제골 상황에 크로스로 간접 관여하는 등 나은 모습을 보였는데, 모라이스 감독은 "조규성에게 향후 언제든 다시 측면에 선발 기회를 줄 거다"라고 밝혀 '실험'이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또 다른 불안 요소인 수비형 미드필더를 신형민 재영입으로 채운 전북은 외국인 측면 자원 영입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져 여름 이적시장 이후 '측면 돌격대'의 구성은 전북의 리그 4연패 도전을 판가름할 열쇠가 될 공산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