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9점대 등 6개 구단 5점대 이상…삼성·키움 구원진 '안정'
불타는 방망이에 위태로운 '지키는 야구'…불펜 ERA '5.81'
'타고투저'로의 회귀론이 나오는 요즘, 프로야구 각 구단 불펜은 위태롭다.

정규리그 개막 후 1주일 동안 불펜 투수들은 흠씬 두들겨 맞았다.

10개 구단 불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ERA)은 5.81로 선발 투수를 아우른 시즌 전체 ERA(5.11)보다도 높다.

구원진의 난조는 불타는 방망이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신진들의 기량이 기대를 밑돈 지난해 통합 챔피언 두산 베어스 구원 투수진의 ERA가 9.17로 가장 나쁘다.

NC 다이노스(5.60)를 필두로 6개 팀의 ERA가 5점대 이상을 찍었다.

가장 좋은 삼성 라이온즈(2.45)는 24경기만 더 치르면 '돌부처' 오승환이 가세하기에 더 나은 ERA를 낼 수도 있다.

구원진의 '불쇼'로 큰 피해를 본 팀은 나란히 3패씩 당한 한화 이글스와 kt wiz다.

키움 히어로즈의 불펜은 ERA 3.13에 4구원승, 7홀드, 4세이브를 거둬 가장 안정적으로 활약했다.

강력한 마무리 조상우가 키움 불펜의 정점을 찍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도 처음으로 5월에 개막하는 등 올해 특수한 상황을 맞았다.

시범경기가 취소된 뒤 각 팀은 개막 직전 팀당 6번씩 다른 팀과 연습 경기를 벌이고 시즌을 출발했다.

투수나 타자 모두 실전 감각을 우려했지만, 투수 쪽이 더 큰 타격을 받은 모양새다.

KBO 사무국이 7일 발표한 공인구 1차 수시 검사 결과 공인구의 반발계수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시즌 초반 예상을 깬 타고투저 현상의 원인은 지난해 날지 않는 공인구에 고전한 타자들이 겨우내 잘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타자들의 힘과 기술은 어깨를 충분히 쉬고 출발선에 선 투수들을 압도한다.

불타는 방망이에 위태로운 '지키는 야구'…불펜 ERA '5.81'
11일 현재 27경기에서 터진 61방의 홈런 중 12개가 밀어친 홈런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좌타자 프레스턴 터커는 3방의 홈런을 모두 왼쪽으로 보냈다.

타자들은 정확하게만 치면 힘을 들이지 않더라도 어느 방향으로든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투수들은 잘 제구된 공도 안심할 수 없기에 더욱 불안할 수 있다.

구원 투수들에게 환경은 더욱 불리하다.

12일부터 취소된 경기는 곧바로 그 주 더블헤더 또는 다음 주 월요일 경기로 편성된다.

각 구단 투수코치와 투수들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빡빡한 일정으로 불펜에 부하가 걸릴 일이 잦아진다.

타고투저로 돌아가는 속도도 빨라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