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았던 미국 골프장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美 골프장 기지개…"17일 90% 개장"
미국골프재단(NGF)은 3일 “뉴햄프셔주가 골프 금지령을 철회하기로 한 오는 17일이면 미국 전역 골프장 가운에 90%가 문을 열 것”이라며 “전체 50개 주 가운데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세 곳만 여전히 골프장 영업 금지 행정 명령을 해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주 정부들은 지난 3월 코로나19가 창궐하자 전국적으로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라운드 중 사람 간 접촉으로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순에는 골프 금지령을 내린 주가 13개 주에 달했고, 미국의 골프장 개장률은 44%까지 떨어졌다. NGF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율이 떨어진 데다 골퍼들의 노력으로 골프장까지는 전염병이 확산되지 않는다는 여론이 생긴 것이 골프 금지령 해제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골프장들은 감염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홀컵 윗부분을 그린보다 위로 올라오게 한 ‘돌출형 홀컵’을 속속 도입했고, 혹시 모를 접촉에 대비해 벙커 정리를 위한 고무래를 치우기도 했다. 1인카트 타기 운동은 물론 사물함과 식당, 프로숍을 열지 않는 골프장도 많았다. NGF는 “주 정부가 영업을 허용해도 카운티나 시당국이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어 전면적인 골프장 영업 재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도 골프산업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프장이 다시 문을 열더라도 골퍼들은 코로나 사태 이전처럼 자유로운 라운드를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카운티는 △카트 탑승 원칙적 금지 △렌털클럽 운영 불가 △내장객이 직접 골프백 이동 및 관리 △홀 깃대 터치 금지 △돌출형 홀컵 의무화 등을 골프장 재개장 조건으로 내걸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