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정윤지·조혜림

KLPGA투어 무기한 휴식기
"연습 또 연습…샷 가다듬자"
'슬기로운 코로나 나기' 구슬땀
'슈퍼루키 3총사' 신인왕 물밑경쟁, 무결점 스윙 '담금질'…대회코스 비밀 답사도

‘K골프’의 대를 잇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0 루키들의 신인상 장외경쟁이 뜨겁다. 올해 투어 일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멈춰섰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KLPGA챔피언십까지 이미 6개 대회가 취소됐고, 추가 취소 가능성이 높은 상황. ‘무기한 강제 휴식’이다.

하지만 루키들에게 휴식은 없다. “언제든 출격할 채비를 갖춰야 한다”며 몸만들기와 실전훈련 등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신인상은 평생 단 한 번, 딱 한 명에게만 돌아가는 영예다.

올해 KLPGA투어 총 75명의 신인상 대상자 중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분류되는 유해란(19), 정윤지(20), 조혜림(19)은 그러나 저마다의 방식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 최근 만난 이들은 골프장과 숙소, 집을 오가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협회와 골프계가 현명한 판단을 내렸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믿는다. 우리가 할 일은 언제든 출전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기다리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윤지는 대회가 사라진 기간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국가대표 출신인 정윤지는 지난해 KLPGA투어를 달군 ‘쌍두마차’ 조아연, 임희정(이상 20)의 동기다. 하지만 생일이 늦어 투어 데뷔가 1년 늦었다. 그는 “더 많은 연습 시간이 생겼다고 여기는 중”이라며 “부족했던 쇼트게임을 집중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규투어 코스에 대한 정보 수집에도 적극적이다. 2부 투어 대회 코스경험은 많지만 1부 투어 대회는 대부분 코스가 낯설기 때문이다. 시간을 쪼개 전국에 대회가 열리는 전국 팔도 골프장을 누비는 중이다. 실전처럼 여기며 혼자 라운드하는 일종의 ‘1인 투어’다. 정윤지는 “연습라운드를 최대한 많이 하려 노력하고 있다. 1주일에 최소 네 번 라운드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가본 곳만 포천힐스CC, 써닝포인트CC, 아일랜드CC, 사우스스프링스 등 벌써 10여 곳이나 된다. 그는 “계속해서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을 찾아다닐 것”이라고 했다.

조혜림도 정윤지와 같은 ‘실전파’. 친한 친구, 선후배들과 전국 대회 코스를 도는 ‘답사 투어’를 하고 있다. 그들만의 ‘미니투어’인 셈이다. 어디를 들렀는지는 비밀. 조혜림은 효성챔피언십에서 공동 11위를 기록하며 유해란과 올 시즌 신인상 순위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시즌을 순조롭게 시작해 상승세를 탔으나 시즌이 중단되면서 누구보다 아쉬움이 크다. 조혜림은 “친구, 언니들과 연습라운드에서 저녁 밥값 등을 걸고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즐겁게 골프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투어가 시작돼 진검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했다.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 유해란도 이번 휴식기를 ‘특훈 기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승을 거뒀으나 최소 출전 대회 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20시즌이 그의 ‘루키 시즌’이다. 이미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지난해 하이트진로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고진영 선배님의 경기 매니지먼트를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했다.

‘무결점 스윙’을 익혀 새 시즌을 맞이하겠다는 각오다. 거리, 정확도 모두 다 욕심을 내고 있다. 유해란은 “(고진영과 우승경쟁 당시) 부족했던 그린 주변 50m 이내 샷을 더 연습하고 있다”며 “신인왕을 목표로 더 나은 선수가 돼 시즌을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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