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제 골프장 재산세 중과는 합헌"
적자 쌓이는데 퍼블릭 전환도 어려워

헌재 재판관 6 대 3 합헌 결정
"국민의식 따라 사치성 기준 달라
과잉 금지·평등원칙에 위반 안돼"

패소한 회원제 골프장 강력 반발
"대중제보다 세율 최대 20배 높아
골프 대중화시대 거스르는 결정"
회원제 골프장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재산세 중과세 폐지가 결국 무산됐다. 회원제 골프장에 대중제(퍼블릭) 골프장보다 최대 20배 높은 세율(4%)을 매기는 지방세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한 회원제 골프장들이 퍼블릭 전환 카드를 줄줄이 꺼내들 경우 회원권 소유자들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과세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치稅 족쇄' 못푼 회원제 골프장 진퇴양난

헌재 “중과세는 사치 풍조 억제 역할”

헌법재판소는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는 A사 등이 “회원제 골프장에만 과세표준 4%의 중과세율을 매기는 것은 과잉금지원칙과 평등원칙 등에 반한다”며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최근 재판관 6 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회원제 골프장 재산세율은 과세표준의 4%이지만 퍼블릭 골프장은 0.2∼0.4%에 불과하다. 일반 기업 재산세율이 0.07~0.4%인 것과 비교하면 10배에서 최대 57배에 이른다. 모든 스포츠 종목 중 유일하게 회원제 골프장에만 중과세를 매긴다.

헌재는 그러나 해당 지방세법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이나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사치성이라는 개념은 일반 국민 의식과 여건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다”며 “해당 조항은 사치·낭비 풍조를 억제함으로써 바람직한 자원배분을 이룬다는 공익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또 “회원제 골프장은 고가 회원권을 구입한 소수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골프장 시설을 이용하게 한다”며 “제한적인 접근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불합리한 차별을 가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업계 “시대 변화 무시한 결정”

회원제 골프장들은 “헌재가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 대표는 “매출이나 영업이익과 무관하게 대중제보다 18홀 기준으로 15억~30억원가량을 더 많이 내는 게 현실”이라며 “골프장에서 땅은 생산시설인데, 그걸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과세를 걷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골프장 대표는 “골프가 올림픽 종목으로 정식 채택됐는데도 1973년 제정된 법률을 적용해 사치성 스포츠로 규정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소수 의견을 낸 세 명의 재판관 중 한 명인 이선애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골프는 대중적인 스포츠가 됐으며 대부분 회원제 골프장에서도 비회원들이 큰 제약 없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현행 지방세법은 중과세율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여지도 전혀 두고 있지 않다”며 지방세법의 위헌적 요소를 지적했다.

헌재는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 전환도 열려 있다는 점을 합헌 결정에 감안했다. 회원제 골프장들은 그러나 중과세를 피하기 위한 대중제 전환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80% 이상 회원으로부터 찬성을 받아야 하는 데다 입회비를 모두 반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한계에 몰린 부실 회원제 골프장이 회비 반납보다는 고의 부도 등을 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쌓인 일부 회원제 골프장이 위헌 결정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는데, 최후의 보루가 사라졌다”며 “골프장별로 다양한 생존해법을 찾는 등 후폭풍이 닥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대중제 골프장 쪽에선 한숨을 돌린 듯한 분위기다. 한 대중제 골프장 대표는 “헌재가 위헌으로 판단했으면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 인하 요인으로 작용해 경쟁이 격화될 수 있었다”며 “한숨 돌리긴 했지만 골프가 여전히 사치운동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어서 부담은 남는다”고 말했다.

김순신/남정민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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