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상금을 앞세워 유명 선수 영입에 나섰던 프리미어골프리그(PGL)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세계랭킹 ‘톱3’ 선수들이 줄줄이 리그에 참여하지 않을 뜻을 나타내서다.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세계랭킹 3위)는 1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프리미어리그로 가지 않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함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세계 랭킹 2위인 욘 람(스페인)도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PGA 투어 선수이고, 그 상황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미 2월에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2022년 출범이 목표인 PGL은 대회마다 총 상금 1000만달러(약 121억원)를 걸고 48명이 커트탈락 없이 18개 대회를 치르는 ‘호화 프로골프리그’다. 미국(10개 대회) 외에도 아시아(4개 대회), 유럽(3개 대회), 호주(1개 대회) 등에서 대회를 열어 세계 골프팬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PGL은 선수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나 필 미컬슨(미국) 등에게도 영입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PGA는 소속 선수들의 PGL 병행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집토끼 지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랭커들의 ‘의리 발언’이 이어지면서 ‘스타 영입’과 ‘돈잔치’라는 쌍두마차를 앞세워 흥행몰이를 하려던 PGL의 움직임은 주춤하고있다. 앤드루 가디너 PGL 대표는 지난달 “PGL은 세계 최고 선수를 포함한 모두가 원해야 출범할 수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