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후 은퇴하겠다고 선언…뉴욕 닉스전 끝나고 복잡한 심경 토로
"아주 이상한 밤…끝이라면 22년 여정에 응원 보내준 분들께 감사"
은퇴 앞둔 'NBA 전설' 카터…리그 중단으로  '이렇게 끝나나'
미국프로농구(NBA)의 베테랑 가드 빈스 카터(43·애틀랜타 호크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 중단 발표가 난 12일(한국시간) 마음이 복잡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현역 최고령 카터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스테이트팜 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 NBA 정규리그 뉴욕 닉스와 홈 경기를 치르던 중 리그 중단 소식을 들었다.

유타 재즈의 프랑스 출신 센터 뤼디 고베르가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에서 양성으로 나타나자 NBA 사무국은 이날 경기 이후 리그 일정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유타-유타-오클라호마시티 선더의 대결은 경기 직전 급하게 취소됐고, 이어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새크라멘토 킹스 경기도 연기됐다.

뉴올리언스-새크라멘토전은 이날 경기 심판 중 한 명이 10일 열린 유타-토론터 랩터스 전에서 심판으로 참여했기에 예방 차원에서 이뤄진 조처였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카터는 물론 많은 이가 어쩌면 이날이 올 시즌의 마지막일 수도 있으리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은퇴 앞둔 'NBA 전설' 카터…리그 중단으로  '이렇게 끝나나'
이날 경기는 연장까지 치른 끝에 뉴욕이 애틀랜타에 136-131로 이겼다.

뉴욕이 135-128로 앞서 승부가 이미 기운 연장 종료 19.5초를 남기고 리로이드 피어스 애틀랜타 감독은 벤치에 있던 카터를 경기에 투입했다.

홈 팬들은 환호했다.

카터는 경기 종료 13.4초를 남기고 3점 슛을 던졌다.

그의 손을 떠난 공은 림을 깨끗하게 갈랐다.

애틀랜타 선수 누구도 카터를 막지 않았다.

카터의 3점 슛은 양 팀 통틀어 이날 경기의 마지막 득점이 됐다.

어쩌면 카터의 22년 NBA 경력에서 마지막으로 기록될지도 모를 득점이기도 했다.

카터는 일찌감치 이번 시즌이 그의 마지막 NBA 시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12분 39초를 뛰고 5득점 1리바운드를 기록한 카터는 경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기분이 이상했지만 멋진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은퇴 앞둔 'NBA 전설' 카터…리그 중단으로  '이렇게 끝나나'
카터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카터는 경기 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주 이상한 밤이었지만 만약 이것이 정말 끝이라면 22년의 여정 동안 애정과 응원을 보낸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1998-1999시즌 토론토 랩터스에서 데뷔해 신인상을 받은 카터는 올스타에도 8번이나 선정된 NBA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4-2005시즌까지 토론토에서 뛴 이후 뉴저지, 올랜도, 피닉스, 댈러스, 멤피스, 새크라멘토를 거쳐 2018-2019시즌부터 애틀랜타 호크스에서 활약했다.

카터는 올 시즌까지 애틀랜타에서 뛰게 되면서 NBA에서 22시즌을 보낸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NBA 역대 최고의 덩커로 꼽히는 그는 토론토 소속이던 2000년 NBA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며 '에어 캐나다'라는 애칭도 얻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