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시범경기 취소·정규리그 개막 연기
"개막일 정해지지 않아서 컨디션 조절 어려워" 토로
시범경기 하기 딱 좋은 날인데…kt "훈련하며 기다려야죠"
2019년 3월 12일. 한국 프로야구는 일제히 시범경기를 시작하며 새 시즌에 돌입했다.

2020년 3월 12일. 프로야구 상황은 1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KBO는 2020시즌 시범경기를 3월 14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시범경기 일정이 전격 취소됐다.

나아가 28일 개막 예정이던 정규리그도 '4월 중'으로 잠정 연기됐다.

이강철 kt wiz 감독은 "어디에 중점을 맞춰야 하는지 모르겠다.

몸은 어디까지 끌어 올려야 할까"라며 초유의 사태에 난감해했다.

해외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구단은 '오리무중' 상태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 kt는 13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따뜻해서 '야구 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kt는 마침 이날 새 유니폼을 공개했다.

선수들은 흰색이 많이 들어가 예전보다 화사해진 새 훈련복을 입고 새로운 마음으로 훈련에 임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은 심란했다.

주장 유한준은 "선수들 동요하지 않고 잘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개막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준비하는 게 처음이라 생소하다"고 말했다.

KBO리그에서 '자기 관리'를 잘하는 선수로 꼽히는 유한준은 "그러나 개막은 해야 한다.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4월 중순으로 제 나름대로 개막일을 잡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범경기 하기 딱 좋은 날인데…kt "훈련하며 기다려야죠"
선수들은 위생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구장에 입장할 때와 라커룸에 들어올 때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제를 수시로 바른다.

실외 훈련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지만,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을 한다.

kt 구단은 중앙 출입문만 개방해 외부인의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취재진 등 출입이 허용된 사람들은 연락처와 주소를 적고 체온을 확인한 후에야 구장에 들어갈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 중 한 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리그가 '올스탑'이다.

선수들에게 당분간 개인 생활을 희생해달라고 부탁했다"고 강조했다.

또 "선수들에게 점심에는 도시락을 주고, 저녁도 구장에서 먹고 가라고 할 생각"이라며 "저녁에 지인을 만나게 될 수도 있지 않나"라고 우려했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어느 시기에 최상으로 끌어 올려야 할지 결정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범경기 하기 딱 좋은 날인데…kt "훈련하며 기다려야죠"
그는 "국내 훈련을 어떻게 운영할지도 확실히 모르겠다.

KBO가 개막 일정을 발표하면 거기에 맞춰서 할 생각"이라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나름대로 시즌을 준비하고 개막에 맞춰 몸을 맞추고 왔다.

야수들의 몸은 80∼90%로 올라왔다.

100%로 올리라고 할지 고민이 된다"고 걱정했다.

지도자로서 지침을 명확히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더욱 혼란스럽다.

이 감독은 "시즌이 시작했다고 생각하면 선수들이 지칠 수 있다.

다른 팀과 연습경기도 할 수 없으니 선수들이 계속 집중하기도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쉬게 할 수도 없다.

애매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나 상황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이 감독은 "그동안 말로만 코로나19 상황을 들었는데, 한국에 도착해서 집에만 꼼짝없이 있어 보니 그동안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느끼게 됐다"며 "KBO에서 결론이 나오면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