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계도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코로나19 무풍지대'로 불렸던 미국의 방역망이 뚫리면서다. AP통신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8일 오전(한국시간) 기준 코로나19로 숨진 환자가 19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프로스포츠 '빅마켓'인 미국 동부 뉴욕주와 서부 워싱턴주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400명을 찍었다. 뉴욕주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앞서 선수들에게 팬들이 직접 건네는 볼과 펜을 받지 말고 악수도 하지 말라고 권했던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은 추가 대응책을 내놨다. 미국 CBS스포츠에 따르면 MLB 사무국은 이날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이란 등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코로나19 고위험 국가로 분류된 지역을 지난 14일 이내 방문한 취재진 등 모든 이들에게 MLB 시설을 찾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감염 확산을 우려해 MLB 구장 출입을 사실상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또 MLB 사무국은 경기 전후 클럽하우스 취재를 제한하는 등의 취재 방식 변경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경우 당분간 취재진의 클럽하우스 출입을 금지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현재 확진자가 각각 9명과 5명이 나온 미국 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주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상황이다.

미국프로농구(NBA)도 '무관중 경기'를 치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AP통신 등은 지난 7일 "NBA 사무국이 30개 구단에 '코로나19 위기가 심각해지면 필요한 스태프들만 참석한 가운데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적힌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서한에는 '무관중 경기에 대비해 경기 진행에 필수적인 인원을 선별하고 선수와 심판을 포함한 경기장 입장 인원에 대한 체온 측정 시설도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의 경우 이날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디비전3 경기를 관중 없이 치렀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린 첫 사례다.

미국 골프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무관중 경기 등의 조치는 아직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CC에서 개막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테크놀로지스매치플레이 대회는 예정대로 열릴 계획이다. 대회를 공동 주관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CDC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정보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대회는 예정대로 열린다"고 밝혔다. 또 "손 세정제를 골프 코스 곳곳에 비치하는 등 감염 확산을 막는 조치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10일 개막하는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주최측도 개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마스터스를 주최하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는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대회를 예정대로 치르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