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 파열 수술·재활 마치고 복귀 준비…"올해도 좋은 분위기 이어가야죠"
대구 '캡틴' 홍정운 "팬 여러분, 함께 이겨내고 웃으며 만나요"
"작은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
프로축구 대구FC의 새 주장으로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중앙 수비수 홍정운(26)의 요즘 '동선'은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클럽하우스, 그리고 가까운 거리의 집뿐이다.

경남 남해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생활이다.

대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중국에서 전지훈련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면서 조기 철수했고, 이후 남해에서 훈련을 이어갔다.

남해에서부터 이미 팬들의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등 사실상 '고립'과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는데, 대구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확산세가 이어지며 운신의 폭은 더 좁아졌다.

결국 가장 먼저 '홈 개막전 연기' 결정이 내려졌고, 이후엔 리그 개막 자체가 무기한 연기됐다.

예정대로라면 홈구장에서 1라운드를 치르고 2라운드를 준비해야 할 때, 현실은 하염없이 개막을 기다리는 처지다.

홍정운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주로 오후에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오전에도 많은 선수가 개별 운동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훈련이 없을 때 동료들과 잠시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곤 했는데, 그것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모두가 조심하고 있다.

그 짧은 시간이 이렇게 소중할 줄은 몰랐다"면서 "대구가 특히 큰 피해를 당해 안타깝다.

어서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 시작할지 모르는 2020시즌은 홍정운에게 특히 의미가 크다.

대구의 주전 센터백으로 맹활약하던 그는 6월 경기 중 무릎을 다쳐 왼쪽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라 '시즌 아웃'됐다.

새 경기장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팬들의 큰 응원 속에 경기하는 행복을 절반밖에 누리지 못했다.

대구 '캡틴' 홍정운 "팬 여러분, 함께 이겨내고 웃으며 만나요"
반년을 꼬박 재활에만 전념한 뒤 그라운드 복귀를 앞뒀는데, 올해는 팀의 주장까지 맡았다.

광주FC로 이적한 절친한 선배 한희훈(30)의 뒤를 이어 완장을 차게 된 그는 올해 K리그1 '최연소 주장'이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수비를 지휘하고, 밖에서도 팀을 아우르는 역할을 해야 한다.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면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발탁' 요인을 짐작한 그는 "(한)희훈이 형과 연락하며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하고 조언을 듣곤 한다"고 귀띔했다.

대구는 시즌을 앞두고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울산 현대로 이적하고, 안드레 감독이 갑자기 떠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을 겪었으나 홍정운의 부상 복귀와 베테랑 외국인 공격수 데얀 영입 등 호재도 뚜렷하다.

'캡틴'의 자신감도 충만하다.

홍정운은 "중원에 공 잘 차는 선수들이 많고 외국인 공격진도 든든하다"면서 "호흡을 잘 맞추고 있으니 올해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시즌을 치르며 팀 전체적으로 '이기는 습관'이 붙은 게 가장 달라진 점인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가득 찬 경기장에서 응원에 힘을 얻은 덕분이다.

저 자신도 경기 전 몸을 풀러 그라운드에 들어갈 때부터 절실히 느꼈다"며 이번 시즌에도 큰 응원을 부탁했다.

대구 '캡틴' 홍정운 "팬 여러분, 함께 이겨내고 웃으며 만나요"
지난해 세징야와 함께 '금발 염색'을 하는 등 개성 있는 헤어 스타일로도 팬들의 눈길을 끈 홍정운은 최근엔 '뽀글뽀글'하게 파마를 했다고 한다.

팬들에게 실물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쉽기만 하다.

"파마가 슬슬 풀리고 있다"며 시즌을 기다리는 마음을 전한 그는 "저희도 아무 탈 없이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할 테니, 팬들도 잘 이겨내셔서 경기장에서 다 같이 좋은 얼굴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애정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