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투수' 바워, 타자에게 사인 알려주고 투구…휴스턴 '조롱'
트레버 바워(29·신시내티 레즈)가 타석에 들어선 매슈 베이티(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바라보며 글러브를 움직였다.

타자에게 구종을 알려주는 이례적인 행동이었다.

이 장면을 두고 MLB닷컴과 CBS스포츠 등 미국 현지 언론은 "바워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을 조롱했다"고 해석했다.

바워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의 굿이어볼파크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4회 초 등판했다.

첫 타자는 베이티였다.

바워는 글러브 안쪽을 타자에게 내밀거나, 왼쪽으로 흔들었다.

패스트볼과 변화구 구사 여부를 미리 알려주려는 의도였다.

현지 언론은 바워의 행동을 보며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를 떠올렸다.

이 경기를 중계한 폭스스포츠는 곧바로 바워의 친한 팀 동료 데릭 디트리히에게 바워의 의도를 물었다.

디트리히는 "비시즌에 사인 훔치기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바워는 사인 훔치기에 매우 비판적이었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어했다"며 "오늘 바워는 타자들에게 '다 알려줄게, 한 번 쳐봐'라고 말하는 듯했다.

바워는 늘 특이한 행동을 한다.

우리는 그런 바워의 모습을 즐겁게 지켜본다"고 답했다.

바워는 베이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리고 3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하며 등판을 마쳤다.

휴스턴이 2017년 가운데 외야 펜스에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팀 사인을 읽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이 쓰레기통을 두드려 직구와 변화구 등 볼 배합을 알려준 '사인 훔치기' 혐의로 비판받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제프 루노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무보수 1년 자격 정지, 휴스턴 구단의 2020∼2021년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 박탈, 벌금 500만달러를 각각 부과했다.

휴스턴 구단은 루노 단장과 힌치 감독을 해임했다.

바워는 언론 인터뷰와 트위터를 통해 휴스턴의 부도덕한 행동과 사무국의 낮은 처벌 수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경기 중에 눈에 띄는 행동으로 또 한 번 휴스턴을 향해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