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무관의 설움을 씻어낸 임성재(22) 곁에는 ‘특급 도우미’ 앨빈 최(27·사진 왼쪽)가 있었다. 앨빈 최는 원래 전문 캐디가 아니다. PGA 콘페리(2부)투어에서 활약한 선수다. 2013년부터 110개 대회에서 뛰었다. 마지막 시즌 최종 순위는 119위. ‘실전 경험’에선 임성재를 앞선다.

임성재의 부탁으로 이번 대회에서 캐디백을 멘 것도 함께 콘페리투어에서 뛰며 알고 지낸 게 인연이 됐다. 캐나다 동포인 그는 한국말과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이번 대회에서 캐디와 임성재의 통역까지 도맡아 했다. 이번 우승으로 임성재만큼이나 주목받은 앨빈 최는 “약 3년 전 콘페리투어에서 같이 뛰면서 알고 지냈다”며 “지난달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이후 임성재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선수로 그리고 친구로 누구보다 임성재를 잘 파악했던 그는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캐디 데뷔 무대에서 잭팟을 터뜨렸다.

그는 “임성재가 과거에 다른 캐디들과 언어 장벽을 느낀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잘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나도 선수고 이 코스에서 여러 번 쳐봤기 때문에 내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