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진출에 중점…'무관중' 경기는 정말 힘들다"
'진격의 흥국생명' 1위 뒤집기? 박미희 감독 "그건 신의 영역"
불과 며칠 전만 해도 3위 자리가 위태로웠던 흥국생명이 이제는 선두권을 위협하는 팀으로 대변신했다.

흥국생명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건설과 여자 프로배구 마지막 6라운드 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3위 흥국생명(승점 45)은 3연승을 질주하며 2위 GS칼텍스(승점 51), 1위 현대건설(승점 52)을 승점 6∼7 차이로 추격했다.

남은 정규리그 4경기에서 뒤집기에는 만만치 않은 격차이지만 흥국생명에는 '에이스' 이재영의 복귀라는 호재가 있다.

이재영은 지난 20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 공격 3개 이상 성공)을 작성하며 화려하게 복귀전을 치렀다.

이재영의 복귀 효과 속에 3위 자리를 위협했던 KGC인삼공사를 밀어낸 흥국생명은 선두권 추격의 동력까지 얻었다.

이재영은 이날 현대건설전에서 외국인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16점·등록명 루시아)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4점을 터트리고 완승을 견인했다.

공격 성공률은 이재영이 40.62%로 루시아(36.84%)보다 앞섰다.

지난 시즌 여자 프로배구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이재영의 결정력이 더욱 살아난다면 흥국생명의 진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선두 욕심보다는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서 "현대건설에 4연패를 당했지 않느냐. 한번은 이겨야죠"라며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20일 경기 후 충분히 체력을 회복했지만 (23일 경기를 치른) 현대건설은 아직 체력 회복이 덜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두 탈환까지 욕심내볼 상황이지만 박 감독은 "4경기가 남았는데, 어렵지 않겠느냐"며 "그건 신의 영역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플레이오프 올라가는 데 중점을 두고 컨디션 좋게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를 펼친 것에 대해서는 "관중이 없으니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박 감독은 "분위기에 빨려 들어가야 하는데, 선수들이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식할 수밖에 없으니 힘들다"면서 "경기를 하면서 연속 득점이 나오면 '와∼'하는 분위기를 타서 가는 흐름이 있는데, 그런 게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빨리 좋지 않은 상황이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연합뉴스